서울고법 “강남 학원 수강료 인하 명령은 위법”

서울고법 “강남 학원 수강료 인하 명령은 위법”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5-06-14 23:34
업데이트 2015-06-15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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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명령 취소 청구소송서 1심 뒤집어 “기준액 산정에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

교육 당국이 서울 강남의 고액 학원에 수강료를 낮추라고 한 행정명령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학원 수강료 조정명령제도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황병하)는 학원 운영자 정모씨가 서울시강남교육지원청을 상대로 낸 수강료 조정 명령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정씨는 강남에서 언어·영어·수학 등을 가르치는 학원 두 곳을 운영했다. 각 강좌당 학생이 5명인 ‘소수정예’ 학원이었다. 교육지원청의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적정 기준(강의실 1㎡당 1명)을 훨씬 웃도는 2.67~3.8㎡당 1명을 수용했다. 월 수강료는 한 학원이 34만원(1분당 300원×1134분), 다른 학원은 56만원(1분당 247원×2268분)이었다.

교육지원청은 2013년 11월 이 학원의 수강료를 교육지원청이 정한 조정기준액인 1분당 238원으로 내리라고 명령했다. 이 학원의 수업 시간으로 계산하면 각각 월 27만과 54만원 수준이다.

이에 정씨는 수강료를 내리면 적자가 난다며 소송을 냈다. 또 재판 과정에서 “수강료는 교사들의 자질, 수강생 수준, 관리·감독의 정도, 학원 평판 등을 고려해 책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수강료 조정명령제도는 비정상적인 교육 투자로 인한 인적·물적 낭비를 줄이기 위해 도입됐으며 지원청이 정한 기준액 또한 지역 교육 현실을 반영했다고 봤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지원청의 기준액 산정에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물가 상승률, 전년 대비 수강료 상승률, 수강 시간, 지역 특수성 및 학원 종류·규모·시설 수준 등을 모두 고려해 산출된 금액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원고가 운영하는 학원의 수강료가 지원청 기준을 초과했다고 해서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5-06-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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