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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인사이트] 그때는 몰랐던 소중한 일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포토인사이트] 그때는 몰랐던 소중한 일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윤슬 기자
입력 2021-12-31 18:10
업데이트 2021-12-3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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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간호사가 중환자실로 들어가기전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한 간호사가 중환자실로 들어가기전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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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 소망을 적은 메시지 중에 ‘그때는 몰랐던 소중한 일상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메시지가 눈에 띈다.
의료진의 소망을 적은 메시지 중에 ‘그때는 몰랐던 소중한 일상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메시지가 눈에 띈다.
올해 초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리라는 희망에 부풀어있었다. 하지만 델타와 오미크론 같은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은 다시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렸고 지난달 어렵게 시작한 `위드코로나`는 50일이 채 가지 못했다. 위중증환자가 급증했고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방역 당국은 지난 22일 상급종합병원과 공공병원에 대해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거점 전담병원도 추가 지정해 중증환자 전담병상 등 약 2만 개를 확보할 계획을 발표했다.

평택 박애병원은 첫 민간 코로나19 거점 전담 병원이다. 지난해 12월 24일 첫 환자를 받은 이래로 31일 기준 총 3,381명의 환자가 입원했고, 2,778명의 환자는 상태가 호전돼 무사히 퇴원했다. 지금은 다른 병원에서 조언을 구하러 올 정도로 체계를 갖췄지만, 이곳도 처음부터 매뉴얼이있던것은 아니었다. 한 간호사는 ‘그동안 배웠던 이론과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며 ‘이렇게 무사히 1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병원 관계자들과 의료진이 모두 맨몸으로 부딪혀 일궈낸 결과다’라고 지난 1년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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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의 간호사가 서로를 격려하며 머리를 쓰담아주고 있다.
중환자실의 간호사가 서로를 격려하며 머리를 쓰담아주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의료진들은 더욱 철저해야 했다. 레벨D 방호복과 각종 보호장구를 챙겨 입는 것도 모자라 신발 덮개도 두 겹, 장갑도 두 겹을 겹쳐 쓴다. 틈이 벌어지는 곳은 모두 테이프로 단단히 감싼다. 옷을 입고 벗는 데 만해도 십여 분 걸리지만 오염 존을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코로나19 검사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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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오염존에 들어가기 위해 방호복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의료진이 오염존에 들어가기 위해 방호복과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현장은 늘 급박하게 돌아가고 인력은 충분치 않다. 끼니를 제때 먹기도 쉽지 않아 거르는 간호사들도 많다. 꽁꽁 싸맨 방호복에 테이프까지 붙이고 숨쉬기도 버거운 마스크와 페이스쉴드를 쓰면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유리창은 칠판이 되고, 동료, 환자와 대화를 하려 목소리를 높여보면 모르는 새에 목이 쉬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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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좁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간호사가 좁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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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간호사들이 한숨 돌리고 늦은 점심을 하고 있다.
일부 간호사들이 한숨 돌리고 늦은 점심을 하고 있다.
6개월 파견 근무 후 일손이 부족하다는 연락을 받고 두 달 전 다시 복귀했다는 투석실의 채성인 간호사는 ‘위드코로나’ 이후의 상황을 `처참했다`고 표현했다. 일반병동과 중환자실이 나뉘어 있지만 사실상 모든 환자가 중환자나 마찬가지고 `병상이 부족해서 사망한 환자를 옮기지 못한 상태인데 이미 다른 환자가 대기하고 있었다`며, ‘모두 위중한 환자들인데 그중에서 그나마 덜 위중한 사람을 가려 일반병동으로 내려야 할 때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고. 병원은 오는 10일 건강검진센터를 리모델링해 60개의 병상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물론 그만큼 더 많은 의료진의 도움과 희생이 또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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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두워진 시간에도 의료진은 환자를 돌보고 있다.
세상이 어두워진 시간에도 의료진은 환자를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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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진 시간에도 의료진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어두워진 시간에도 의료진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몇 명의 간호사들에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했지만 모두 몸이 힘든 것은 사명감으로 버틸 수 있다는 답을 해왔다. 다만 코로나19를 가볍게 생각하는 세상의 시선과 자신들을 서비스직으로만 보고 쉽게 대하는 부분에 상처받는다고 한다. 7년 차 강태혁 간호사는 `그래도 코로나19 전담 병원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나지막이 소망을 말했다.

“많은 환자분이 화가 난 상태로 병원에 오지만, 갈 때는 모든 나쁜 감정은 다 놓고 갔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우리는 항상 다 이겨냈잖아요.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고생하신 분들도 다 보상받으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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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 소망을 적은 메시지 중에 ‘환자말고 의료진이 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의료진의 소망을 적은 메시지 중에 ‘환자말고 의료진이 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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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료진이 입원하는 환자를 도와주고 있다.
한 의료진이 입원하는 환자를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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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퇴원 환자가 마중나온 가족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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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료진이 퇴원하는 환자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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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간호사가 중환자실로 들어가기 위해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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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과 2022년 1월 달력이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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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한 켠에 환자의 딸이 ‘엄마를 살려주시고 잘 치료해 주셔서 감사하다’, ‘가족들을 생각하고 힘을 내달라’ 라는 내용의 편지가 붙어있다.
중환자실 한 켠에 환자의 딸이 ‘엄마를 살려주시고 잘 치료해 주셔서 감사하다’, ‘가족들을 생각하고 힘을 내달라’ 라는 내용의 편지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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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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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 벽에 코로나19 환자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두 아이와 엄마의 편지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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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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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의 한 간호사가 유리창에 글을 쓰며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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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진을 돌던 한 의사가 환자의 얼굴을 어루어 만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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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의 한 간호사가 업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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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간호사가 지친 모습으로 병동 복도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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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간호사가 환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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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간호사가 테이프로 벌어진 틈을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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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페이스 쉴드를 정비하며 오염존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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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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