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브레이크 시급한 ‘위드 코로나’
확진자 매주 25%씩 늘어 7100명 넘어
유입 초기 오미크론 아직은 40명 안팎
“중앙의료원 비워 코로나 중환자 받아야”
“거리두기 안 하면 증가세 못 꺾어” 비판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안전통합상황실 직원들이 전광판에 찍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통계를 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38명을 포함해 7175명을 기록했다.
안주영 전문기자 jya@seoul.co.kr
안주영 전문기자 jya@seoul.co.kr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확진자 수가 하루 1만명이라고 하지만, 1만명에 도달하기 전에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위중증 환자는 정부의 예측치를 뛰어넘어 빠르게 늘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닷새 만인 지난달 6일 400명을 넘어섰고, 17일 500명을 넘어선 이후로는 일주일 단위로 앞자리 수가 바뀌어 8일 840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일 5000명대에 올라선 뒤 7일 4954명을 기록하더니 하루 만에 2200여명이 폭증한 7175명을 기록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증가 양상을 눈덩이에 비유했다. 정 교수는 “눈덩이가 크면 조금만 굴려도 금세 커진다. 정부가 눈덩이 크기를 얕보다가 속된 말로 ‘원고(일상회복 1단계), 투고, 쓰리고도 못 하고, 원고 한 번에 피박을 맞은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 확진자는 매주 약 25%의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다음주 수요일에는 89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그다음 주에는 1만명을 넘어서게 된다.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은 아직 국내 유입 초기 단계여서 유행 확산세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날 0시 기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2명 늘어 누적 38명이 됐다. 오미크론마저 확산되면 환자 규모가 수직 상승하고도 남을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신규 확진이 늘면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이는 병상 부족 사태로 이어진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78.7%, 수도권은 84.5%로 한계치에 다다랐다. 대전, 세종, 강원, 경북은 중환자 병상이 동났다. 현재 수도권에서 860명이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폐렴은 시각을 다투는 사안으로, 반나절만 늦어도 사망할 수 있다.
정부는 준중환자 병상 등 1941병상을 연내에 확충할 계획이다. 그러나 확산세를 억제할 추가 대책 발표는 없었다. 정 교수는 “우선 죽어 가는 환자부터 살려야 한다. 국립중앙의료원 병상을 싹 비우고 코로나19 중환자를 입원시킨 뒤 상급종합병원으로부터 의사를 파견받아 보다 효율적으로 중환자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의료 역량 정상화에 실패했으니 한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겠다고 명확히 선언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증가세를 꺾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특별방역대책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방역 상황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1-12-09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