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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먹는 하마…목재문화체험관 애물단지로 전락하나

세금먹는 하마…목재문화체험관 애물단지로 전락하나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1-08-12 14:16
업데이트 2021-08-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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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군 목재문화체험장 내부 모습. 2019년 3월 사업비 52억원을 들여 개장했지만 홍보 부족 등으로 지금까지 이용객이 7400여명에 그치는 등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예천군 제공
예천군 목재문화체험장 내부 모습. 2019년 3월 사업비 52억원을 들여 개장했지만 홍보 부족 등으로 지금까지 이용객이 7400여명에 그치는 등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예천군 제공
지방자치단체들이 목재문화 진흥과 국산 목재의 우수성 등을 홍보하기 위해 수십억원씩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목재문화체험장이 정작 홍보 부족 등으로 이용객이 저조해 애물단지로 전락될 우려가 크다.

11일 산림청에 따르면 전국 11개 시·도에 목재문화체험장 38곳이 조성돼 운영되고 있다.

시·도별로는 경남이 7곳으로 가장 많다.

이어 강원·전남 각 6곳, 경북 5곳, 충남·충북·전북 각 3곳, 경기 2곳, 인천·대전·제주 각 1곳 순이다.

곳당 적게는 52억원, 많게는 83억원 등 총사업비 2106억원(국비 80%, 지방비 20%)이 투입됐다.

주요 시설은 목재 종류·특성, 목재 생산과정·종류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목재문화전시실을 비롯해 목재에 친근함을 가질 수 있는 목공놀이체험실 등이 있다.

도마·책꽂이·저금통·보석상자 등을 직접 만들어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목공체험실 등 다양한 체험 및 볼거리 시설을 갖췄다.

노천카페, 파고라 뿐만 아니라 자연휴양림, 자생식물단지 등과 연계해 이용객들이 산림휴양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전국 상당수 목재체험장이 이용하는 사람 거의 없이 사실상 방치돼 막대한 예산만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 예천군이 사업비 52억원을 들여 효자면 용두리 일원 부지 2만 5200㎡에 조성한 예천군목재문화체험장은 2019년 3월 개장 이후 지금까지 이용객이 7430명에 그치고 있다. 연평균 3700여명으로 하루 10명 정도가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5억 7000여만원의 운영 적자가 났다.

5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된 상주시 목재문화체험장도 운영난을 겪고 있다.

2019년 6월 문을 연 이후 이용객이 1만여명으로 저조해 3억 8000만원 정도의 손해를 봤다.

영양군이 2016년 5월 일월산 흥림산자연휴양림 내에 개장한 목재문화체험장도 이용객이 저조하기는 마찬가지.

열악한 재정 여건에도 예산 56억원을 투입해 조성했지만 5년여간의 이용객이 1만 2000여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2억원의 운영 적자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군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5.78%로, 국내 243개 지자체 가운데 골찌다.

전국의 다른 대부분의 목재문화체험장도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산악지대에 위치한데다 고작 무기예약직 공무원 1~2명을 배치하는 등의 운영 부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이용객이 저조해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실정에도 대구를 비롯한 경북 영천, 강원 횡성·홍천·인제·정선 등 전국 10여개 지자체가 수십억원씩의 예산으로 목재문화체험장을 건립 또는 예정 중에 있다.

한상열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들이 하드웨어 측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면서 “전국적으로 비슷한 규모의 목재문화체험장을 획일적으로 지어 운영하기보다는 실정에 맞게 차별화해 효율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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