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 먹을 반찬이 없어…” 김치 훔쳤다 붙잡힌 70대 노인

“배고파 먹을 반찬이 없어…” 김치 훔쳤다 붙잡힌 70대 노인

이슬기 기자
입력 2017-03-16 16:32
업데이트 2017-03-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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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시장상인 “처벌 원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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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호박이 들어간 배추김치.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늙은 호박이 들어간 배추김치.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70대 노인이 배가 고파 김치를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노인은 한달에 5만원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할 만큼 형편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피해 시장상인은 안타까운 마음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시장에서 판매용 김치를 훔친 혐의(절도)로 최모(7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 14일 0시 30분쯤 광주 동구 대인시장의 한 김치 판매점에서 좌판에 진열해 놓은 5만원 상당의 김치 한 봉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김치가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약 1㎞를 걸어 세 들어 살던 모텔로 향하다 봉지를 땅에 떨어뜨렸다.

김치는 흙이 묻어 먹을 수 없었으나 최씨는 훔친 김치 일부를 먹고 나머지는 모텔에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도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시장 안팎의 CCTV를 뒤져 최씨의 범행을 확인해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최씨는 “배가 고파 먹을 반찬이 없어 김치를 훔쳤다”고 진술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최씨는 수급지 20만원을 받아 이중 15만원을 월세로 지출하고, 5만원으로 한 달 식비를 해결해야 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피해 시장상인(65·여)씨는 “최씨가 과거 시장 이웃이었다”며 “과거 생활형편이 넉넉했을 때는 시장 상인들에게 짜장면과 수박 등을 나눠주는 인정 있는 이웃이었다”고 기억했다.

시장 상인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경찰에 밝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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