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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형편에도 씩씩한 아이였는데···” 해운대 교통사고가 앗아간 소년의 꿈

“어려운 형편에도 씩씩한 아이였는데···” 해운대 교통사고가 앗아간 소년의 꿈

오세진 기자
입력 2016-08-01 15:16
업데이트 2016-08-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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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교통사고로 3명 사망, 14명 부상···가해자 구속영장 신청
부산 해운대 교통사고로 3명 사망, 14명 부상···가해자 구속영장 신청 외제차인 ‘푸조’의 운전자 김모(53)씨가 지난달 31일 오후 5시 16분쯤 부산 해운대 교차로에서 신호를 무시한 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4명을 덮치고 마주 오던 택시와 고속으로 충돌하는 장면. 이 충돌로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부산경찰청 제공


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 도심에서 한 운전자가 시속 100㎞로 외제차를 몰다가 일으킨 사고로 총 3명이 사망했다. 3명 중 2명은 휴가 차 부산에 놀러온 40대 여성과 그의 고교생 아들이었다. 모자의 죽음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 하는 가운데 다른 사망자 1명도 중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푸조’ 운전자인 가해자 김모(53)씨는 꿈많은 한 소년의 목숨을 앗아갔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방학을 맞아 해운대구에 있는 친구 집에 놀러간 중학생 김모(13)군은 오후 5시 16분쯤 되자 귀가하려고 버스정류장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횡단보도까지 배웅나온 친구 엄모(14)군은 김군과의 만남을 아쉬워하며 횡단보도 끝에 서서 김군이 멀어지는 내내 손을 흔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몇 초 뒤, 엄군은 김군과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됐다.

신호를 위반한 채 시속 100㎞ 이상으로 달리던 김씨의 외제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을 덮치면서 김군의 목숨을 앗아갔다.

김군의 친구들 및 이웃들은 김군을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미소를 잃지 않던 밝은 학생’으로 기억했다.

김군의 가정은 정부에서 기초생활수급지원을 받고 있다. 지병으로 부모님이 생계를 꾸릴 수 없었던 탓이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김군은 늘 씩씩했다.

김군이 다니는 학교의 교감은 “김군이 방과 후면 친구들이랑 어울려 농구를 하는 모습을 기억한다”면서 “김군에게 웃으며 ‘뭐가 제일 하고 싶으냐’고 물으니 ‘운동 선수가 꿈’이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김군 담임교사도 “솔선수범해서 학교 청소를 돕는 등 구김없고 밝은 학생이었다”고 기억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운전자 김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비록 김씨가 뇌출혈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휴가차 부산에 놀러 온 모자(母子)가 참변을 당하고 중학생 1명 등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친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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