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72억 사기로 잠적한 부여군의원 극단적 선택

부인이 72억 사기로 잠적한 부여군의원 극단적 선택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23-08-22 22:51
수정 2023-08-2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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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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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72억원 사기 혐의로 잠적한 충남 부여군의회 박모 의원이 2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여경찰서 등에 따르면 박 의원과 연락이 안 된다는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이날 오후 7시 30분쯤 경찰이 가족과 함께 집을 찾아가 잠긴 문을 열어보니 박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과 가족은 박 의원을 즉시 건양대 부여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숨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 의원은 이날 오전 부여군의회에 자기 아내의 금 투자 사기와 관련 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박 의원의 아내 A씨는 지난 14일 자신을 상대로 사기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되자 잠적했다. 피해 규모는 지금까지 38명, 총 72억원에 이른다. 부여경찰서는 피해 규모가 커지자 A씨를 출국금지 조치한 뒤 충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사건을 이첩했다.

A씨는 50대 여성으로 부여읍에서 오랫동안 금은방을 운영했다. A씨는 지난해부터 지인들에게 “골드바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챙겨주겠다”고 꼬드겨 돈을 받아 가로챈 뒤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대부분 40∼60대 부여 군민들로 수십년 동안 A씨와 알고 지내던 사이다.

A씨와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피해자는 “얼굴 본 지 십여 년 만에 연락이 와 형편이 넉넉지 않은 ‘내 상황’을 딱해하면서 투자하라고 했다”며 “A씨가 재력도 있고, 남편도 군의원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 진술에 따르면 A씨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소액의 수익금을 꼬박꼬박 챙겨줬고 “좋은 기회라서 믿을만한 사람만 투자받는다” “괜히 시기하니 다른 데 가서 절대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며 피해자들을 입단속 시켰다. 이 때문에 A씨의 친인척도 있었지만 투자 사실을 서로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잠적하자 남편인 박 의원은 지난 18일 구두로 의원직 사퇴를 전하면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피해를 끼친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 내 불찰이다”며 “군의원직 유지가 부적절하기에 군의원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당황스럽고 경황이 없어 사죄의 말씀이 늦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는대로 추후 따로 말씀드리겠다”고 했으나 극단적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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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박 의원의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는 한편 유서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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