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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女와 결혼, 찌질이” 공무원 막말에…남편 “씨받이 취급해” 분통

“외국女와 결혼, 찌질이” 공무원 막말에…남편 “씨받이 취급해” 분통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2-05-17 13:40
업데이트 2022-05-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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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 A씨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이 담긴 음성 녹취를 공개했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민원인 A씨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이 담긴 음성 녹취를 공개했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외국인 여자랑 결혼해서 더럽게 사람 짜증나게 하네. 자기가 부끄러우니까 안 데리고 오고 싶어하는 거잖아요. 거지같은 XX가 다 있어. 꼭 찌질이 같아. ‘가면 바로 돼요?’ 아유, 지금 왔었겠다, XX야.”

서울의 한 주민센터 공무원이 다문화 가정 구성원인 민원인을 향해 쏟아낸 막말이다. 민원인 A씨는 “사과를 받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내가 외국인인데, 외국인은 주민등록 관련 절차가 복잡해서 그거 관련 문의를 드렸다.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는데, 공무원 분이 심하게 욕설을 하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담당 공무원은 전화가 끊어진 줄 알고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는 서류 준비할 것을 알아놓기 위해 녹음을 하고 있었다. 통화 녹취에는 “외국인 여자랑 결혼해서 더럽게 사람 짜증나게 하네”, “거지 같은 XX가 다 있어”, “꼭 찌질이 같아” 등의 내용이 담겼다.

A씨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한참 멍하니 있다가 잠시 후에 항의 전화를 드렸다. 왜 이렇게 욕을 심하게 하셨냐고 여쭤보니 처음에는 저한테 욕한 게 아니라는 식으로 변명을 했다”며 “나중에는 어쩔 수 없이 시인했고, 만나서 사과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A씨는 그날 저녁 커피숍에서 해당 공무원과 직장 선배를 함께 만났다. 하지만 A씨는 “사과를 하러 오신 분들이 저한테 말씀을 막하시더라”면서 당시 대화가 녹음된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음성에 따르면, “선생님(A씨)한테 하는 말이 아니고, 뭔가 정말 막 늦게까지 장가를 못 가서 결혼하고 그냥 약간 애 낳는 그런 수단으로 쓰는 것 같았다. 매체에서 보고…”라는 말이 담겼다.
민원인 A씨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이 담긴 음성 녹취를 공개했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민원인 A씨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이 담긴 음성 녹취를 공개했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A씨는 “자기 잘못을 시인하는 게 아니고 그냥 변명만 하는 거였다. 저를 지칭한 말이 분명히 맞는데. 제 아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씨받이로 취급한 것”이라며 분노했다.

이어 A씨는 “또 ‘자기는 9급 공무원 정도 되니까 자기는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을 잘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만한 생각을 갖고 민원인이나 다른 사람들을 만만하게 본 것 같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면서 “자기는 9급 공무원이라서 앞으로 결혼 잘할 건데 당신은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니까 한국 사람이랑 결혼 못 하고 외국 여자랑 결혼한 거 아니냐 이런 취지로 들렸다”고 했다.

A씨는 “아내는 키르기스스탄 명문가 출신이다. 한 번도 이런 취급을 받은 적이 없다가 한국 남자랑 결혼했다는 이유로 공무원한테 이런 식으로 취급 받으니까 너무 충격을 받았다”면서 “‘한국에 계속 살 수 있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공론화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8월 사건인데, (그 사이) 정식으로 동장이 사과 전화를 하든 사후 절차가 있는 줄 알았다”며 “사건 이후 9개월간 동장이 사과 전화 한 번 하지 않고 그냥 사건을 없었던 일로 하려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그래서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소송을 진행해야겠다 싶어서 5월 6일날 제기 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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