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7㎡ 이상·창문은 꼭 설치… 인간다운 삶, 부담 커지나요

방 7㎡ 이상·창문은 꼭 설치… 인간다운 삶, 부담 커지나요

장진복 기자
입력 2022-01-04 20:56
수정 2022-01-05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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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고시원 조례 7월 시행

개별 방 최소 전용면적 정하고
폭 0.5m·높이 1m 이상 창 필수
추가 비용 탓 주거비 상승 우려
市 “임대료 지원 등 제도 보완”

앞으로 서울에서 고시원을 새로 짓거나 증축할 때 방 면적을 7㎡ 이상 확보하고 방마다 창문을 내야 한다. 햇빛도 들지 않는 비좁은 방에서 열악하게 생활하는 고시원 거주자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과 안전한 거주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방을 넓히고 창문을 설치하는 비용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주거 취약계층이 부담을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는 4일 ‘서울특별시 건축 조례’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7월 1일부터 서울 모든 지역에서 신축 또는 증축되는 고시원에 적용된다. 조례에 따라 개별 방의 면적은 전용면적 7㎡ 이상이어야 한다. 화장실이 포함될 경우 9㎡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7㎡는 방에 일인용 침대와 책상을 놓고도 성인 한 명이 바닥에 앉을 수 있는 규모다. 시 관계자는 “기존 고시원은 침대에 누우면 다리를 책상에 걸쳐야 하는 방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마다 창문을 설치해야 한다. 빛이 들지 않아 ‘먹방’이라고 불리는 창문 없는 방은 거주자들의 심리적 불안과 우울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창문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탈출할 수 있도록 유효 폭 0.5m 및 유효 높이 1m 이상 크기로, 반드시 건물 바깥쪽으로 내야 한다.

건축법상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된 고시원은 그동안 최소 주거면적에 대한 별도 기준이 없었다. 한국도시연구소의 ‘서울시 고시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 고시원의 평균 주거면적은 7.2㎡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53%)이 7㎡ 미만이었고, 불이 났을 때 대피가 가능한 창문이 설치된 곳은 47.6%로 절반에 못 미쳤다. 고시원 667곳의 거주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소로는 비좁음(32.8%)이 꼽혔다. 이어 소음(19.8%), 채광부족(18.5%), 환기부족(17.8%) 등이 뒤를 이었다.

이렇다 보니 크고 작은 ‘고시원 비극’이 잇따랐다. 2018년에는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로 7명이 한꺼번에 숨졌다.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환기가 잘되지 않다 보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도 취약하다.

이에 서울시가 이번 조례를 마련했지만, 규제 위주의 대책만으로는 고시원 거주 환경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새 조례 기준에 맞게 고시원을 짓거나 증축하려면 추가 비용이 들고 이는 거주자들의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고시원 증축 관련 재정 지원과 함께 현재 시와 중앙정부에서 하고 있는 청년 월세지원 등을 늘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방 크기, 창문 여부도 임대료에 영향을 미치지만 보통 역세권 및 식사 제공 여부의 영향이 크다”며 “임대료 일부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서울형 주택바우처 등과 같은 제도를 확대하면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광행 서울시의원 “오존 저감은 효과 검증까지, 냉매 관리는 친환경 전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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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례가 고시원뿐만 아니라 도시의 다양한 빈곤 주거 형태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 소장은 “쪽방, 여인숙, 대학가 불법 쪼개기방들도 열악하다”면서 “영국 등에서는 100년 전부터 시작된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개념’에 대한 논의를 이제서야 도입한 만큼 모든 주거 공간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01-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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