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사도 된다”…서울시 청년수당 절반 이상 편의점서 사용

“술·담배 사도 된다”…서울시 청년수당 절반 이상 편의점서 사용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21-08-22 14:23
수정 2021-08-2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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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23억원이 편의점, 마트 사용
숙박업, 주점 등 77개 업종은 사용 제한
“구직활동 지원 취지와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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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편의점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8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편의점 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8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성동구에 사는 취업준비생 A씨는 올해 서울시에 청년수당을 신청해 매달 50만원씩 받고 있다. 그러나 구직활동을 지원하는 청년수당 대부분을 정작 편의점에서 ‘4캔 만원’ 맥주와 담배를 사는데 쓴다. 주점이나 호텔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지만,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는 살 수 있는 품목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어디에 썼는지 별도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지급하는 서울시 ‘청년수당’의 사용 기준이 모호하단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숙박업소, 성인용품점, 주점 등 사용제한 업종이 있지만 실제로는 편의점 등에서 담배나 주류를 제한없이 살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지급된 청년수당의 절반 이상이 편의점·마트에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기준 청년수당 사용처’에 따르면 전체 757억 2500만원 가운데 423억 1400만원(55.9%)가 편의점·마트에서 쓰였다. 외식에 사용된 비용은 145억원으로 19.1%를 차지했다. 학원비 등 구직활동에 직접 도움이 되는 교육 관련 비용은 20억 4900만원(2.7%)로 가장 비중이 적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6년 도입한 청년수당은 시에 거주하는 만 19세~34세 미취업청년(졸업 후 2년 경과자)에게 매월 50만원 규모의 활동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올해의 경우 지난 7월말 기준 1만 9200명이 청년수당을 받고 있다.

매월 50만원이 최대 6개월 간 입금되지만, 원칙적으로 체크카드로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사용제한 업종이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특급호텔 등 숙박업, 백화점, 면세점, 골프경기장, 상품권판매, 성인용품점, 피부미용실, 안마시술소, 칵테일바 등 주점 등 77개 업종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이외 업종에서는 사용 품목에 제한이 없다. 일반음식점에서 술을 마셔도 어디에 썼는지 별도의 소명이 필요하지 않다. 이에 따라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청년수당 받아서 게임 아이템 사도 되나요?”, “청년수당 받으면 95%는 담배사고, 술마시는 바람에 취직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등의 글을 찾을 수 있다.

청년수당은 카드 사용을 원칙으로 하지만, 지난해 총 154억 800만원(전체 사용액의 19.1%)이 현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유는 월세, 공과금, 관리비, 전세대출이자, 교통비, 통신비 납부 등이었다. 현금으로 인출하는 경우 주요 사용처와 영수증, 계좌이체내역 등을 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사용하면 사용 명세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주류, 담배 구입을 일일이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활동이냐, 구직활동이냐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 제도적으로 딜레마여서 시 차원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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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직활동 지원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이영 의원은 “도입 취지와 달리 청년수당 제도의 목표와 시행에 미스매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세금이 지원되는 만큼, 청년들의 구직활동에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사용처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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