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 재개발 현장서 나온 1급 발암물질 오염토…수도권 불법 반출·매립 의혹

[단독]서울 재개발 현장서 나온 1급 발암물질 오염토…수도권 불법 반출·매립 의혹

손지민 기자
입력 2021-07-08 17:17
수정 2021-07-0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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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재개발 부지에서 불법 반출된 오염토가 경기 포천시와 연천군에 불법 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3월 10일 포천시 영송리에 불법 매립된 오염토가 아직 다 회수되지 않고 남아 있는 모습. 인근 하천은 오염된 흙으로 까맣게 물들었다. 독자 제공
서울 성동구 재개발 부지에서 불법 반출된 오염토가 경기 포천시와 연천군에 불법 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3월 10일 포천시 영송리에 불법 매립된 오염토가 아직 다 회수되지 않고 남아 있는 모습. 인근 하천은 오염된 흙으로 까맣게 물들었다.
독자 제공
서울 성동구의 한 주상복합시설 재개발 현장에서 1급 발암물질이 섞여 오염된 흙이 불법으로 반출되고 수도권 등지에 매립된 정황이 확인됐다.

8일 서울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A 재개발 조합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한 달간 경기 포천시 영송리와 연천시 두일리·백령리 세 곳에 오염토를 불법 매립하다 주민의 신고로 시·군청의 회수 명령을 받았다. 조합은 회수 명령을 받고 오염토를 되가져 오고 있지만, 회수 명령을 내린 지 7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매립 현장에서 오염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포천시는 지난해 11월 9일 주민신고로 처음 오염토 불법 매립 현장을 점검했다. 이후 12월 31일 A조합 측에 오염토 정화 명령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검사 결과 여전히 주변 땅의 오염이 심각해 20번에 걸쳐 반출을 명령했다”면서 “지난주에도 조합 측에 오염토를 깨끗이 처리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연천군 역시 지난해 11월 17일 신고를 받고 매립 현장을 점검한 후 올해 3월 23일 A조합에 정화 명령을 내렸다.

시·군청의 수사의뢰를 받은 경기도 특별사법경찰은 오염토 운반자 등 조합 관계자 6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기도 특사경 관계자는 “현재 피의자들을 조사하는 단계”라며 “이 사건에 운반자, 배출자, 처리자 등 많은 사람이 엮여 있어 수사 결과가 금방 나오긴 어렵다. 다음달 초쯤 수사를 마무리하고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환경보건기술연구원이 한 환경영향평가 토지정밀보고서에 따르면 성동구 재개발 부지는 비소, 카드뮴, 벤조A피렌 등 1급 발알물질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제시된 정화 목표의 수십배를 초과하는 수치다. 인근에 있는 뚝섬이 산업화 초창기인 1960년대 청계천을 통해 떠내려온 연탄재와 중금속이 퇴적된 서울의 대표적인 매립지여서 부지 오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성동구 재개발 부지에서 불법 반출된 오염토가 경기 포천시와 연천군에 불법 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4월 5일 연천군 두일리에 오염토가 남아 곳곳에 높게 쌓여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서울 성동구 재개발 부지에서 불법 반출된 오염토가 경기 포천시와 연천군에 불법 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4월 5일 연천군 두일리에 오염토가 남아 곳곳에 높게 쌓여 있는 모습.
독자 제공
불법 행위가 적발된 이후에도 조합이 오염된 흙을 불법 반출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공사 현장에서 일했던 B(68)씨는 조합 측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최소 3만 600㎥ 분량의 오염토를 경기·인천·충청 등 건축폐기물 중간 처리 업체 8곳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오염토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정화 시설을 갖춘 토양정화업체를 통해 처리해야 한다.

이런 의혹에 대해 조합 측은 오염토 관련 시정 명령을 받고 처리가 끝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조합 측은 “오염 수치가 특정 수치 이하면 중간 폐기물 업체로 보내도 되고, 그 이상인 경우에만 토양정화업체로 보내는 것”이라면서 “임의로 반출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처리했다”고 밝혔다. 시공사 현장 소장은 “오염토를 반출한 사실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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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이 과거 매립지였던 만큼 토양 정화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과거 성동구 일대는 산업지역으로 지금도 오염토가 그냥 땅속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일대는 퇴적지이기 때문에 실제 오염토가 나온 깊이보다 1.5~2배는 더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특수 시멘트를 써서 시멘트가 오염물질에 부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칫하면 콘크리트 내 철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건물이 주저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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