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교수 “촛불시위가 진보와 보수 균형 붕괴시켰다”

최장집 교수 “촛불시위가 진보와 보수 균형 붕괴시켰다”

최치봉 기자
입력 2021-05-07 15:09
수정 2021-05-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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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7일 “촛불시위의 결과가 그동안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지탱했던 진보와 보수의 균형을 붕괴시켰다는 점에서 비판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날 제주연구원 3층 윗세오름에서 열린 제주연구원 개원 24주년 기념 특별 강연을 통해 “현재 한국 민주주의를 위기라고 진단하는 시작점으로 촛불시위를 들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민주주의의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나간 그는 한국 민주주의를 떠받쳐 온 것은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정당 간 견제와 균형이라고 봤다. 1980년대 민주화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는 진보와 보수의 균형이 유지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투표를 통한 결과라 할지라도) 한 정당이 만년 승자가 되는 것은 민주주의라고 하기 어렵다. 정치 세력 간 일정한 균형이 유지되는 게 필요하다”며 “안정적인 다수를 점하는 정치 세력이 장기 집권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쉽게 위협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런 내용을 포함하는 ‘협약에 의한 민주주의’가 촛불시위 이후 해체됐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촛불시위 이후 들어선 민주당 정부가 촛불시위를 혁명으로 규정하고, 역사 청산, 적폐 청산, 과거 청산 등을 표방하며 보수 세력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촛불시위를 상당한 정도의 혁명으로 정의했기 때문에 대대적인 개혁을 표방하게 되는데, 문제는 과도하게 폭넓은 과거를 부정하게 된다는 것이다”며 “정치적으로 현재를 구성하는 과거 보수의 나름대로 성과 같은 것들도 대체로 부정하는 현상을 만들게 됐고, 이것은 협약을 해체하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흔히 1987년 체제라고 하는 정치 협약이 사실상 해체된다는 뜻으로 최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현재 정치 위기를 나타내는 보수와 진보 간 깊은 갈등, 나아가 사회적으로 갈등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촛불시위 이후 특징적인 측면이라고 해석했다.

최 교수는 “협약에 의한 정치의 상실 또는 파괴된 풍토에서 어느 한쪽이 일반적으로 그것을 관철하려 한다면, 필연적으로 갈등을 불러온다”며 “갈등을 제도화된 틀 속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타협하는 게 민주주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는 원희룡 제주지사, 김상협 제주연구원 원장, 이상봉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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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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