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서비스지부 소속 회원들이 2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베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아파트 문제해결요구 및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2021. 2. 2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서울 영등포구 B쇼핑몰에 배달 음식을 받으러 갈 때는 헬멧을 벗어야 한다. 배달원이 헬멧을 벗지 않고 들어가려하니 보안요원이 쫓아와 헬멧을 벗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 한다고 제재했다. 보안요원에게 헬멧을 벗어야하는 이유를 물으니 “테러의 위험이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처럼 배달원에게 단지 내 오토바이 이용을 금지하고, 화물용 승강기를 타게하는 등 ‘갑질’을 일삼은 일부 아파트 단지와 빌딩에 대한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잇달아 제기됐다. 배달원들은 거주자의 안전이나 음식 냄새 등을 핑계로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채 배달원들에게 불편함과 경제적 손실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서비스지부 소속 회원들이 2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베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아파트 문제해결요구 및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 2. 2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이들은 동료 배달원들로부터 제보를 받아 헬멧 탈모, 도보 배달 등을 강요하는 서울 시내 아파트 76곳과 빌딩 7곳을 공개했다. 진정에는 노조 소속 배달원 4명이 참여해 총 83곳의 관리사무소를 피진정인으로 적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와 빌딩은 ▲아파트 정문에서 오토바이를 내린 후 걸어서 배달 ▲화물용 승강기 이용 ▲헬멧 착용금지 ▲개인신상 기재 후 출입 ▲지하주차장으로 출입 등을 강요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서비스지부 소속 회원들이 2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베달라이더 무시하는 갑질아파트 문제해결요구 및 국가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 2. 2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김영수 배달서비스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름 장마철에는 ‘로비가 물바다가 된다’며 우비를 벗게 하고, 겨울에는 패딩에 흉기를 숨길 수 있다며 벗으라고 요구한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인권위 진정 제기 후 서명운동, 제보센터 운영, 배달플랫폼사에 대화 제안, 해당 아파트·빌딩에 해결 제안 및 촉구 등 활동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앞서 배달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은 이들과 별개로 전날 서울, 부산, 광주, 인천 등 갑질 아파트 103곳을 공개하고 이 가운데 36곳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