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후 24명 숨져
전국서 하루에만 고령 사망자 13명 ‘속출’
사망자 모두 다른 백신 맞아 연관성 의문
정부 “인과관계 분석 위해 정밀조사 필요”
정확한 원인 규명·대책 요구 목소리 커져
국감 출석한 정은경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관련 질의에 곤혹스러운 듯 안경을 만지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또 대전 유성구에서는 지난 19일 독감 백신 예방주사를 맞고 의식불명에 빠졌던 A(79·여)씨가 사흘 만인 이날 오전 1시 10분쯤 숨졌다. 같은 날 백신을 맞고 하루 만에 목숨을 잃은 서구 관저동 B(82)씨에 이어 대전에서 두 번째다.
A씨 유족은 “매년 독감 백신을 맞았고, 이번에 접종하러 갈 때도 건강했었다”고 말했다. 정해교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조사 결과 상온 노출로 효능 저하가 우려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백신이 아니어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천에서는 이날 오전 6시쯤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C(7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6일 10대에 이어 두 번째다.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C씨는 지난 20일 인천 지역 한 내과의원에서 LG화학의 독감 예방 백신을 접종받았다.
연수구 보건소 측은 “같은 내과에서 90명이 같은 백신을 접종받았으나 이날 현재 C씨 이외 특별한 이상 증세는 없다”고 밝혔다.
오전 8시 30분쯤 전남 순천에서도 독감을 접종한 80세 남성 D씨가 사망했다. 이 남성은 혈압과 당뇨,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접종 백신은 녹십자에서 생산한 제품이다. 순천시는 “D씨는 심장 질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면서 “백신 접종과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남에서는 하루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창원에서 2명과 통영에서 1명이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 강원 춘천에서도 독감 백신을 접종한 79세 남성이 숨져 당국이 백신과의 연관성을 파악 중이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하루 동안 4명이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
이처럼 사망자가 전국에서 속출하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이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모(64·서울 서대문구)씨는 “매일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정부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확실한 대책으로 하루빨리 국민의 불안감을 씻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전국종합
2020-10-23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