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걸림돌 된 ‘부실 출입명부’...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방역 걸림돌 된 ‘부실 출입명부’...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0-05-12 16:59
수정 2020-05-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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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출입명부 형식적 작성
고의성 입증 어려워 처벌에도 한계
민감한 통신·카드내역 조회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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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입구에 이태원 소재 클럽 및 주점 방문자들의 입장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5.12  연합뉴스
1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입구에 이태원 소재 클럽 및 주점 방문자들의 입장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5.12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재확산 과정에서 부실한 출입 명부가 도마에 올랐다. 형식적인 명부 작성이 신속한 방역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 허위로 정보를 기재한 방문자와 함께 이를 사실상 방치한 사업주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형사 처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파악된 이태원 클럽 방문자 5517명 중 현재 연락이 닿지 않은 인원은 1982명이다. 당국은 이들이 일부러 연락을 피하거나 허위로 기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감염병예방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역학조사를 거부·방해 또는 회피하거나 고의로 사실을 누락·은폐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전화를 안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역학조사 거부·방해·회피죄를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란 측면에서다.

또 정확한 정보를 기재하도록 강제하지 않았다면 연락처를 허위로 적었더라도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에서 모든 지침들은 권고 사항이었고, 자발적 참여를 통해 준수하게끔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에 대해 처벌을 동반한 의무사항을 시민들에게 부여할지는 굉장히 검토할 게 많다”면서 “유흥시설에 들어갈 때 이름과 주소를 정확하게 적지 않으면 법적 처벌을 감수하는 사회 체계로 전환시키겠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부정확한 출입 명부 탓에 정부는 불특정 다수의 위치정보(기지국 접속 내역)와 클럽 방문자들의 카드 결제 내역을 다시 살피는 ‘이중작업’을 해야 했다. 클럽 방문자 뿐 아니라 클럽 주변에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감염병 의심환자로 분류돼 위치정보가 개인 동의 없이 방역당국으로 넘어간 것은 또 다른 논란거리를 낳을 수 있다.

서울시는 전날 고육지책으로 클럽 방문자들이 검사를 받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강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감염병예방법은 지자체가 감염병 의심환자에게 검사를 받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조치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면 2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서울시는 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업주에게도 추후 구상권 청구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감염병 발생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의료법 전문가인 이동찬 변호사(더프렌즈법률사무소)는 “사업주가 허위로 기재하는 등 상당한 과실이 있지 않은 이상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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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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