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빠라 부르라던 선생님… 치마 속에 손 집어넣어”

[단독]“아빠라 부르라던 선생님… 치마 속에 손 집어넣어”

기민도 기자
입력 2018-04-08 22:42
수정 2018-04-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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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여고 피해 졸업생 인터뷰

허벅지 만지는 등 상습 성추행
진학에 문제 될까 신고 못 해
졸업·재학생 SNS로 힘 모아
8일 서울 Y여고 교문 옆에 졸업생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후배님들 응원합니다. #WITH YOU(당신을 지지한다)”라는 메모와 함께 꽃바구니가 놓여 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5일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하라고 학교 측에 지시하고 전수 조사에 나섰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8일 서울 Y여고 교문 옆에 졸업생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후배님들 응원합니다. #WITH YOU(당신을 지지한다)”라는 메모와 함께 꽃바구니가 놓여 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5일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하라고 학교 측에 지시하고 전수 조사에 나섰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친구는 담임 선생님을 ‘성폭력 유단자’라고 불렀어요.”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Y여고 교사들의 성폭력 의혹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하는 가운데 이 학교 졸업생이자 피해자 중 한 명인 박모(23)씨가 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4년도 졸업생인 그는 “고2 때 담임 선생님이 학기 초 학습 면담 중 ‘너 공부 좀 해라’라고 말하며 손을 치마 속으로 집어넣어 허벅지를 만졌다”고 폭로했다. 이어 “선생님의 말과 몸이 너무 자연스럽게 따로 놀아 처음에는 ‘단지 면담을 했을 뿐인데 우리가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라며 헷갈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가해자로 지목된 담임 교사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자에 앉아 있던 선생님에게 질문하러 가면 선생님은 손을 자연스럽게 뻗어 학생들의 허벅지를 만졌다”고 했다. 박씨는 “선생님이 청소시간에 학생 볼을 깨물어서 당황한 친구가 복도에서 울었던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등허리에 손을 댄다거나 학생의 앞가슴을 치고 가는 것은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담임 교사는 학생들에게 항상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라 했지만, 학생들끼리는 “아빠도 우리 몸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했다. 당시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못했던 까닭에 대해 박씨는 “우리는 엄마나 아빠가 알게 되면 학교에 찾아와 큰일을 내리라 생각했다”면서 “또 대학을 가야 하는데, 그때는 학생부에 안 좋게 적히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답했다.

박씨는 지난 5일 통화에서는 “졸업생들이 폭로에 나섰지만, 재학생들의 도움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그런데 재학생들은 6일 교실 창문에 여러 장의 메모 용지를 이어 붙여 ‘WE CAN DO ANYTHING’(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WITH YOU’(당신을 지지한다), ‘#ME TOO’(나도 피해자)라고 썼다. 피해를 폭로한 졸업생들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박씨는 “고3 후배들이 바쁜데도 선배들에게 마음을 전달하고자 포스트잇을 붙였다고 한다”면서 “졸업생과 교감하려는 것은 물론 학교 선생님과 이사장, 이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메모 용지들을 떼라고 방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힘을 모으고 있다”면서 “후배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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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8-04-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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