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인권조례 전국 첫 폐지안 가결

충남도 인권조례 전국 첫 폐지안 가결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18-02-02 16:17
수정 2018-02-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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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인권조례 폐지안이 전국 최초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조례를 만든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이 스스로 폐지에 앞장서 비난을 사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2일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충청남도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가결했다. 인권조례는 인천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가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인권조례 폐지안이 가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조례 폐지안은 전체 도의원 40명 중 37명이 참석해 과반이 넘는 25명이 찬성했다. 반대 11명, 기권 1명이다. 정당별 의석수는 한국당 26, 더불어민주당 12, 국민의당 2석이다.

조례 폐지안은 한국당 김종필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2시간 동안 벌어진 토론에서 “인권조례에 따라 만들어진 도민 인권선언에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를 담아 동성애를 옹호하고 있다”며 “인권조례로 동성애자가 늘어나고 에이즈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인권정책으로 갈등을 일으킨 원인이 충남도에 있고 이런 사태에까지 이르게 한 책임도 도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김용필 의원도 “중세시대 동성애가 횡행했던 ‘소돔과 고모라’에 지진이 나서 파괴된 것은 동성애를 막고 있는 하나님의 뜻”이라며 “성별 정체성을 용인하면 남자끼리 키스해도 되는 것이고, 게이·레즈비언에 대한 빗장도 풀릴 것”이라고 옹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연 의원은 “인권조례 폐지 찬성자들의 문자 폭탄이 이어졌다. 두 아이 엄마에서 세 아이 엄마로 주어만 다를 뿐 내용이 똑같은 문자 폭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법에도 성별, 종교, 나이, 이혼, 전과,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어 “한국당 의원들이 인권조례를 폐지하고 싶다면 교육 현장에서 성 소수자를 차별할 수 있다고 당당히 선언하라”면서 “특히 성적 지향 등을 근거로 차별을 금지하는 자유한국당 윤리규칙에도 어긋나는 만큼 한국당 의원들은 당원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이공휘 의원은 “충남지역 청소년, 노인, 장애인, 이주 노동자, 결혼 이주자 등 인권 취약계층이 100만명으로 도 인구의 절반”이라며 “법률자문 결과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하자는 건 헌법에 위배된다. 조례폐지는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문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일부 주민들이 청구한 인권조례 폐지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지켜본 뒤 다음 본회의에서 논의하자”며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이날 본회의장은 도의원들 간에 인권조례 폐지 찬반을 둘러싸고 험한 고성과 소란이 빚어졌다.

충남 인권조례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5월 당시 자유선진당 송덕빈 의원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주도해 제정됐다. 도는 이 조례에 따라 ‘인권증진팀’을 만든 뒤 도민을 상대로 주로 인권에 관한 교육과 홍보 등 활동을 벌여왔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자유한국당 24명과 국민의당 1명 등 도의원 25명이 기독교 관련 단체의 요구 속에 전국 최초로 조례 폐지안을 발의했다.

충남도는 곧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할 방침이다. 재의 가결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찬성으로 이뤄져 인권조례 폐지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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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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