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골목’ 강제퇴거…용역-주민 충돌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골목’ 강제퇴거…용역-주민 충돌

입력 2016-05-17 10:36
수정 2016-05-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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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95가구 건축 예정…시민단체 “독립투사와 그 가족 애환 서린 역사의 현장”

서울 종로구 무악동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 여관골목’에서 이 지역 재개발사업조합이 주민들을 강제퇴거시키다 주민·시민단체와 충돌했다.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 여관골목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등 서대문형무소 수감자의 가족이 생활하며 옥바라지를 한 것으로 알려진 무악동 46번지 일대를 말한다.

재개발사업조합 측 용역업체 직원 40여명은 17일 오전 6시40분께 옥바라지 골목에서 퇴거에 불응하고 농성하던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50여명을 끌어내고 현장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구본장여관’에 진입해 집기를 들어내는 등 강제퇴거를 진행했다.

주민과 녹색당·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등으로 구성된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의 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주민위원회’는 “폭력적인 강제집행 중단하라”고 소리치며 용역업체 직원들과 1시간30분가량 대치했으나 강제집행을 저지하지 못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이 현장에 소화기를 분사하기도 했으며, 대치 도중 평소 지병이 있다는 주민 1명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옥바라지 골목이 포함된 무악2구역 재개발지구의 재개발사업조합은 주민들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내 최근 승소했다. 주민에게 11일까지 자진 퇴거하라고 요구하는 강제집행 예고장을 이달 4일 보냈으나 이에 응하지 않자 이날 강제집행에 나섰다.

재개발 시행사인 롯데건설은 옥바라지 골목이 포함된 무악2구역 재개발지구 약 1만㎡에 아파트 195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그러나 대책위는 옥바라지 골목은 백범 김구 선생이 서대문형무소에 갇혔을 때 어머니 곽낙원 여사가 삯바느질해가며 옥바라지를 하는 등 독립투사와 가족들의 애환이 서린 100년 역사의 현장이므로 보존해야 한다며 재개발을 반대해왔다.

옥바라지 골목은 소설가 박완서가 어린 시절 거주했던 곳으로 그의 자전적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배경이자, 판자촌 재개발 철거 문제를 다룬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등장하는 행복동의 모델로도 알려졌다.

시민단체들은 서울시청 앞에서 이날 강제집행이 폭력적으로 진행됐다며 항의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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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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