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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母 몰라도 미혼부 혼자 출생 신고 가능”

“親母 몰라도 미혼부 혼자 출생 신고 가능”

입력 2016-01-21 11:17
업데이트 2016-01-2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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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개정된 가족관계등록법 취지는 출생신고 간소화”

친모(親母)의 인적사항을 특정할 수 없다면 혼외 자녀라도 친부 혼자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5월 개정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가족관계등록법)을 폭넓게 해석한 판결로, 미혼부(未婚父)인 이른바 ‘나홀로 아빠’들이 법적인 아빠로 인정받은 사례다.

21일 의정부지방법원에 따르면 A(37)씨는 지난해 6월 동거녀 B씨와의 사이에 딸을 낳았다. 그러나 B씨와 헤어졌고 결국 딸을 혼자 키우는 나홀로 아빠가 되면서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다.

B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을 출생 신고서에 기재해야 했지만 A씨는 B씨의 인적사항을 잘 몰랐고 이름은 알았지만 이 역시 본명인지 의심됐다.

이 때문에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딸에게 필수 예방접종을 해야 했지만 건강보험증에 딸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물론, 여러 복지혜택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A씨는 다행히 가족관계등록법이 개정돼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으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해 11월 30일 법원에 ‘친생자 출생 신고를 위한 확인’ 신청을 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달 10일 친모, 즉 B씨의 이름을 안다는 이유로 A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A씨는 항고했고, 2심 재판부인 의정부지법 제2가사부(이관용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1심 결정을 취소하고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가족관계등록법은 친모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을 때 후견인 지정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부자(父子) 관계가 확정되는 문제가 있어 개정됐다”며 “이는 출생신고 절차를 간소화하되 가정법원의 확인을 거쳐야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이 법에서 ‘모의 성명·등록기준지·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라 함은 인적사항을 전부 또는 일부를 알 수 없어 친모를 특정하지 못해 친부 혼자 출생신고를 못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미혼부는 친모를 찾지 못하면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자녀가 복지혜택에서 장기간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해 미혼부들은 자녀를 고아원에 보낸 뒤 입양하는 편법도 썼다.

특히 생모가 출산 직후 떠나버려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사랑이 아빠’ 사연이 2013년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국회의원이 이른바 ‘사랑이법’인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지난해 5월 18일 공포돼 6개월 뒤 시행됐다.

법 개정으로 친모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다는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으면 미혼부 혼자서도 출생 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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