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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간부 나온 음악회에 의경들 ‘박수부대’ 동원돼

경찰 간부 나온 음악회에 의경들 ‘박수부대’ 동원돼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1-18 07:11
업데이트 2016-01-18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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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구두경고 처분 내려

국회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 국회경비대 대장이 개인적으로 출연한 음악회에 부대원들이 ‘박수부대’로 동원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국회경비대 대장이었던 김모 총경은 지난달 10일 열린 한 음악회에 테너로 출연했다. 그는 최근 총경급 인사에서 전보됐다.

평소 성악이 취미인 김 총경은 이날 휴가를 내 오후 7시 30분부터 서울 강동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음악회에 출연했다.

이때 공연장에 김 총경이 지휘하는 국회경비대 소속 의경 20명가량이 동원돼 관람했다.

경찰 공식행사가 아니었지만 이들은 부대 간부의 주도로 버스를 타고 오후 6시께 여의도를 떠나 대장의 공연에 참석하고 나서 오후 10시께 부대로 복귀했다.

국회경비대는 총경급인 대장 아래 경감급인 중대장 휘하 5개 소대 180여명의 의무경찰들이 3교대 근무를 하며 국회 안팎을 지킨다.

중대장 홍모 경감 등은 당일 오후께 갑자기 휘하 부대원들에게 비번인 대원들을 모아서 대기시키라는 지시를 내려 보냈다.

이에 따라 20여명의 의경이 모여 버스에 탑승했다. 출발 직전 한 부관은 부대원들에게 “원치 않으면 내리라”고 했고,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공연장으로 향했다.

부대장의 개인적인 민간 행사에 부대원이 동원된 자체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고 중대장 등 부대 간부들이 ‘과잉충성’을 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한 의경은 “당시 공연장에 간 것은 반강요로 느낄 수밖에 없다”며 “그런 분위기에서 안 간다고 말하기는 어려웠고, 가서는 공연 보고 박수 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장이 합창을 좋아해 중대 합창 연습을 많이 시켰다”며 “혜택을 줄 것처럼 말해서 6개월간 시간 빼서 열심히 연습했지만 돌아온 건 외출 2회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서울청 의무경찰계는 이런 내용을 파악하고 다음날 복무점검단을 경비대로 보내 조사를 했고, 부대에 구두경고 처분을 내렸다.

서울청 관계자는 “부대에서 출발 전 희망자만 갔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고 했다”며 “하지만 대원들의 쉬는 시간을 빼앗았다는 등 불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구두경고를 했다”고 말했다.

홍 경감은 “대장에게 대원들이 공연을 볼 수 있느냐고 문의해 20명 정도 가능하다는 대답을 듣고 희망자를 모집했다”며 “대원들을 위해 문화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경은 “중대장이 제안해 대원들에게 사기 진작과 함께 공연 관람 기회를 주려고 주최 측 배려로 대원을 초청한 것”이라며 “유료 공연이라 박수부대는 아니었고, 복무점검단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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