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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2억명에 희망’ 기생충약 개발 공로에 노벨상 영예

‘年 2억명에 희망’ 기생충약 개발 공로에 노벨상 영예

입력 2015-10-05 20:57
업데이트 2015-10-0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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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캠벨·일본 사토시, 실명 유발 열대성 질환 퇴치 성과중국 투유유, 전통 약초로 말라리아 특효약 개발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은 기생충 감염으로 생기는 열대 풍토병 치료제를 개발한 3명의 기생충학 분야 생명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이 중에서 아일랜드 출신의 윌리엄 캠벨(85) 미국 뉴저지 주 매디슨 드루대학 명예 펠로우와 오무라 사토시(大村智·80) 일본 기타사토대 명예교수는 ‘아버멕틴’(Avermectin)이라는 약물을 발견함으로써 ‘사상충증’과 ‘림프성 사상충증’ 등의 치명적 질환을 퇴치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사상충증은 아프리카와 동남아 일대의 저개발국가 강가에 사는 파리에 의해 전파되는 열대성 기생충 질환이다. 꼽추파리과 파리( blackfly)에 물려서 감염될 수 있는데 파리가 주로 강가에서 서식하고 피부를 통해 감염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어 영어로 ‘리버 블라인드니스’( river blindness)로 불린다.

캠벨과 사토시가 1970년대 아버멕틴을 개발함으로써 사상충증으로 발병 가능한 림프부종과 실명의 위협을 벗어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버멕틴은 현재 전세계에서 연간 2억명에게 처방되고 있다.

사람에 기생하는 사상충은 9가지 종류가 알려져있다. 이 중에서도 림프사상충증(Lymphatic filariasis)과 회선사상충(Onchocerciasis) 등은 인체에 가장 치명적이다.

실명의 네 번째 원인이 되는 회선사상충은 세계적으로 약 50만명에게 심한 장애를 주고 27만명 정도는 영구실명에 이르게 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들 질환은 현재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서부 사하라 이남 지역과 예멘 등지의 열대 저개발국가를 중심으로 발생한다. 국내에서도 20~30년 전에는 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적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채종일 서울대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는 “사상충은 사람의 림프관에 기생하는 기생충으로, 손과 발이 코끼리 다리처럼 크게 붓고 실명을 일으키는 게 특징”이라며 “국내에서는 20년께부터 이 기생충이 박멸됐지만,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는 아직도 이 기생충 감염 환자가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채 교수는 “이전에도 이런 사상충 질환에 쓰는 치료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버멕틴은 2주일에 걸쳐 복용해도 효과가 충분치 않던 약물을 1~2차례 복용으로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약이 사상충 감염환자를 모두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사상충 감염이 오래돼 손과 발이 심하게 붓거나 실명이 진행중인 경우에는 이 약을 써도 치료 효과가 충분치 않다는 평가도 있다.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생충 감염질환의 경우 방역이나 위생상태 관리가 쉽지 않은 저개발국가 사람들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지만, 이들의 노력으로 이런 위험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투유유(屠<口+幼><口+幼>·85·여)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는 전통의학에 써 온 약초(개사철쑥)에 들어 있는 ‘아르테미신’(artemisinin)이라는 성분이 말라리아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면서 더욱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 개발을 이끈 공로가 인정됐다.

이 약이 나오기 전에도 말라리아 치료제가 있었지만 부작용이 심해 치료율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이 약이 나온 이후로 말라리아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게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이 약은 열대열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에서 중증 말라리아 환자에게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약이 나오면서 말라리아에 의한 사망률이 전 세계적으로 20% 이상 줄어들고 어린이 말라리아 환자에서는 최대 30% 이상 사망률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상일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르테미신은 아프리카에서만 매년 10만명 이상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의석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아이가 기생충질환으로 목숨을 잃거나 평생 후유증을 겪는 상황”이라며 “세 사람의 위대한 발견으로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생명을 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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