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샤워실·화장실… 40년 만에 열린 ‘비밀의 방’

대통령 샤워실·화장실… 40년 만에 열린 ‘비밀의 방’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5-10-01 23:44
수정 2015-10-02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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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미스터리’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지하 벙커 첫 공개

1976년에서 1977년 사이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박정희 시대의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가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40여년 만에 베일을 벗은 이 비밀벙커는 오는 10일부터 11월 1일까지 사전 예약하면 시민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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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대의 산물로 40여년 만에 언론에 처음 공개된 서울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를 1일 취재진이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 지하 비밀벙커를 10일부터 사전예약제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냉전 시대의 산물로 40여년 만에 언론에 처음 공개된 서울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를 1일 취재진이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 지하 비밀벙커를 10일부터 사전예약제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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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국군의 날인 1일 현대판 미스터리로 일컬어지는 793㎡ 규모의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를 발견한 지 10년 만에 언론에 공개했다. 비밀벙커는 2005년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 공사를 하던 중에 발견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군의 날 열병식을 받던 곳의 바로 아래에 건설된 지하벙커라는 점을 감안해 공개 시점을 국군의 날로 잡았다. 비밀벙커에 대한 기록과 흔적은 현재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

이날 처음 공개된 비밀벙커는 여의도 버스정류장 한쪽의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지하 비밀벙커는 크게 2개의 대피공간으로 구성됐다.

먼저 오른쪽에 있는 595㎡ 규모의 큰 대피실은 가로 50m, 세로 11.9m, 높이 3m의 텅 빈 커다란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커다란 저수조 느낌을 주는 대피실에는 현재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등으로 연결되는 통로 2개와 기계실, 화장실 등이 설치돼 있다. 여의도 금융가 방향으로 통하는 연결통로의 입구에는 두께 7㎝의 철문이 설치돼 있는데 건물로 통하는 길은 콘크리트 외벽으로 막혀 있다. 50㎝ 두께의 콘크리트로 지어진 천장에는 석면 합판을 지지했던 구조물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대피소 한쪽에는 발견 당시 나온 열쇠 보관박스와 벙커의 두께를 알 수 있는 코어조각도 전시돼 있다.

작은 대피공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레지스탕스들의 은신처를 연상시킨다. 약 66㎡ 규모로 박 전 대통령과 주요 국가 인사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 관계자는 “화장실은 물론 표범 무늬 소파와 테이블, 샤워장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여의도공원 이전의 5·16광장 모습과 발견 당시, 복구 과정을 담은 사진도 전시했다.

벙커의 건설 배경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북한의 프로그5 미사일 공격에 대비했다고도 하고 1974년 8월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이후 차지철 경호실장이 주도해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시점을 1976년에서 1977년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1976년 11월에 찍은 항공사진에 없는 출입문이 1977년에 발견됐기 때문이다. 또 “1980년 신군부가 이를 인수해 운영한 것으로 보이나 이에 관한 기록도 없다”고 했다. 김준기 도시안전본부장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이 공간을 다시 꾸민 뒤 내년 10월 초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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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5-10-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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