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에서 빛·물질 성질 함께 갖는 양자입자 만들었다

상온에서 빛·물질 성질 함께 갖는 양자입자 만들었다

입력 2015-07-15 10:22
업데이트 2015-07-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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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조용훈 교수 “저전류레이저 등 상온 작동 양자 광소자 활용 기대”

국내 연구진이 육각형 반도체 막대구조를 이용해 영하 200℃ 이하에서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빛과 물질 성질을 모두 갖는 양자 입자를 상온에서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조용훈 교수팀은 15일 육각기둥 모양의 질화물 반도체(InGaN) 마이크로막대를 이용해 반도체 안에 있는 엑시톤과 빛이 강하게 결합, 빛도 물질도 아닌 제3의 입자인 ‘엑시톤 폴라리톤’ 입자가 상온에서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나노분야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7월 8일자)에 게재됐다.

발광다이오드(LED) 등 광소자는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다. 거울 등을 이용해 빛이 물질 내부에 충분히 오래 머물 수 있는 적절한 조건을 만들면 서로 강하게 상호작용해 빛도 물질도 아닌 제3의 입자인 폴라리톤이 생성된다.

폴라리톤은 반도체 내부의 엑시톤과 빛을 강하게 결합시킨 경우로 엑시톤 폴라리톤이라고 부른다. 엑시톤은 전자와 정공(hole)이 빛을 받아 중성의 쌍을 이뤄 하나의 입자처럼 움직이는 것으로 전자와 정공이 결합해 빛을 내는 것이 LED이다.

빛이 물질 내부에 충분히 머물게 하려면 고품질 거울구조가 있어야 하지만 반사율이 100%에 가까운 거울구조를 만드는 반도체 기술은 공정이 복잡하고 제작시간이 오래 걸리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거울 대신 육각기둥 모양의 질화물 반도체 마이크로막대를 이용했다. 이 막대를 사용하면 거울이 없어도 빛이 물질 내부에 갇혀 빛과 물질이 강한 상호작용을 하게 할 수 있다.

연구진은 빛이 갇혀서 맴도는 위치에 엑시톤이 양자효과를 일으키는 양자우물을 성장시켜 기존 구조보다 5배 이상 강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얻었으며 이를 통해 상온에서 엑시톤 폴라리톤 입자가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엑시톤 폴라리톤은 빛과 물질의 장점을 동시에 가지며 빛의 고유 특성 덕분에 질량이 전자의 10만분의 1, 원자의 10억분의 1 정도로 작다. 엑시톤 폴라리톤 입자는 영하 200℃ 이하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진은 엑시톤 폴라리톤 입자를 이용하면 절대온도 0도(영하 273℃) 근처에서 모든 입자가 에너지가 낮은 바닥 상태를 공유하는 ‘보즈-아인슈타인 응축현상’을 상온에서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또 엑시톤으로부터 얻은 고유 특성으로 레이저, 광학 스위치 등 빛을 이용한 비선형 광학 시스템보다 구동 전류가 10분의 1 이하인 폴라리톤 기반의 신개념 광학 소자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전통적 레이저의 문턱전류 한계를 넘는 폴라리톤 레이저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 작동이 가능한 양자 광소자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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