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서소문성지도 구름인파

<교황방한>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서소문성지도 구름인파

입력 2014-08-16 00:00
업데이트 2014-08-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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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시복미사를 앞두고 찾은 서소문 순교성지에도 교황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보려는 시민들로 일찍부터 북적거렸다.

서소문은 200여년 전 한국 천주교회의 초기 신앙인들이 ‘인륜을 저버린 패륜의 죄인’이라는 죄목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처형된 한국 천주교 최대의 순교성지다.

경찰은 공원 주변에 기찻길이 있고 차량이 통제되지 않은 구간인 점 등을 고려해 교황 의전차량이 들어간 공원 정문을 중심으로 이 일대의 시민 통행을 대부분 차단했다.

이 때문에 시민 800여명(경찰 추산)은 공원 정문으로 가는 길목 인도와 후문 맞은편 인도에 일찍부터 모여 교황을 기다렸다.

아침 일찍 숙소인 주한교황청대사관을 출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전 8시 50분께 의전차량인 ‘쏘울’ 승용차를 타고 서소문 성지가 위치한 서울 중구 서소문근린공원에 도착했다.

교황 의전차량이 가까워지자 시민들은 손을 흔들며 환호했고,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창문 밖으로 손을 흔들며 시민들에게 화답했다.

교황이 성지의 현양탑 앞 제대에 헌화를 하는 동안 사전신청을 통해 안에 입장한 약현성당 신자 등 500여명은 일제히 일어나 이 모습을 지켜봤다.

성지 밖에서 지켜보던 시민들이 성지 맞은편 아파트 화단에 올라가거나 큰소리로 ‘파파!’를 연신 외치자 현장에 있던 경찰관은 “이곳은 순교성지이니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환호성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소문 성지에 헌화한 후 9시 5분께 시복미사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으로 출발했다.

성지 안에 들어갔다는 김한식(77)씨는 “교황님이 참배 후 맨 앞에 앉아있던 아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셨다”며 “천주교 신자로 산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교황님을 직접 뵙게 돼 감격스럽다”고 울먹거렸다.

교황 방한에 맞춰 한국에 왔다는 파나마 국적 그리말도 피네다 로드리게스(26)씨는 “대만에서 신부가 되기 위해 공부 중인데 직접 교황님을 뵙고 싶어 한국까지 찾아오게 됐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성지 바깥 인도에서 기다리던 천주교 신자 김양현(42·여)씨는 “교황님이 차에서 안 내리신다고 들었지만 차에서 손을 흔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교황님의 방한을 기점으로 올 한해 힘들었던 우리 사회가 치유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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