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북상에도 팽목항 지키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태풍 북상에도 팽목항 지키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

입력 2014-07-07 00:00
업데이트 2014-07-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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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곁 지켜야 한다” 일부 가족 팽목항 머무르기로

제8호 태풍 ‘너구리’ 북상 소식이 알려진 7일 전남 진도 팽목항.

’팽목항의 일상’은 이어지고 있지만 태풍의 위협으로 불안감과 초조함에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은 모습이었다.

사고 이후 80일 넘게 이곳을 지켜온 일부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 100여명은 묵묵히 일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불안감마저 떨쳐낼 수는 없는 듯이 보였다.

진도 실내체육관이 아닌 팽목항의 임시 거처에서 머무르고 있는 일부 가족들은 “태풍이 오더라도 위험하겠느냐. 위험하면 피하겠다”며 애써 담담한 반응이었다.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데 자리를 떠날 수 없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수색이 중단된 것에도 애써 불만을 억눌러야 했을 가족들은 거처마저 옮겨야 하느냐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참사 이후 한결같이 가족들의 곁을 지켜온 자원봉사자들도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안전한 체육관으로 이동해달라고 권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팽목항에 설치된 천막과 몽골 텐트 100여개는 고정 지지대 없이 돌과 줄, 모래주머니로 연결을 단단히 하고 있지만 강풍에 견딜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데다 너울성 파도에 휩쓸릴 위험도 있는 상황이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너울성 파도와 강한 비바람으로 임시 천막과 텐트가 피해를 입을 것에 대비해 3㎞ 떨어진 전남대학교 평생학습장으로 옮길 방침이다.

가족들이 거주하는 조립식 주택의 고박(결박)을 강화하고 인력을 상주시켜 가족들의 안전에도 대비할 계획이다.

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가족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2차 피해는 막아야하지 않겠느냐”며 “태풍 상황을 보고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가족들을 설득해 잠시 체육관으로 이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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