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수색·인양 지휘한 이청관 해난구조대 전우회 고문
이청관 해난구조대 전우회 고문
→세월호 사고 원인을 어떻게 보는지.
-사고 해역인 ‘맹골수도’는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조류가 세고 밑에 암반이 형성돼 있는 곳이어서 암초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단정지을 수 없다. 선박이 항로를 이탈한 것만은 분명한데 선박 자체 결함 때문이거나 운항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름길을 택한 것일 수 있다.
→실종자 생존 가능성은. 천안함의 경우 침몰 선체 내에서도 5일간 생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천안함은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격실이 있어 그런 예상이 가능했다. 하지만 여객선도 엎어져 침몰하면 물이 들어오는 순간 공기층이 빠져나가지 못해 생기는 에어포켓이 객실 천장 등 여러 곳에 형성된다. 배 바닥에도 에어탱크가 있다. 문제는 에어포켓이 생명을 지탱시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냐는 점이다. 에어포켓이 크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산소가 부족해진다.
→생존자 수색·구조 작업에 얼마나 걸릴 것으로 보는가.
-지금은 ‘사리’ 기간이라 조류가 빨라 대원들이 선내로 진입해 구조활동을 펴기가 쉽지 않다. 수중 작업은 밀물과 썰물이 교차해 조류가 약해지는 정조 시간에만 할 수 있다. 하루 네 번 있는 정조 시간은 1시간가량이고 1회 잠수 시간은 20∼25분에 불과하다. 정조 시간에 교대로 3회 작업하면 하루 12회에 걸쳐 4∼5시간 정도 작업할 수 있다. 다행히 세월호는 바다 밑 뻘에 가라앉은 천안함과 달리 선체가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가 아니어서 수색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선체 인양은 더 어려운 것 아닌가.
-경험상 수중작업 시간 기준으로 70∼100시간이 소요된다. 천안함의 경우 인양에 20일 걸렸지만 작업 시간은 19시간에 불과했다. 파고가 높아 작업을 못 하는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관건이다. 에어호스로 선체에 공기를 많이 주입하면 부력이 높아져 인양이 수월해진다.
→실종자 구조에 획기적인 방법 없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나빠지는 건 사실이지만 수색·인양에 왕도는 없다. 너무 무리하면 한주호 준위 사고 같은 것이 되풀이된다.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4-04-18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