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가로챘다” 투신 전날 자백… 압박 느낀듯

“뇌물 가로챘다” 투신 전날 자백… 압박 느낀듯

입력 2013-08-13 00:00
수정 2013-08-1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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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률 前의원 한강 투신… 극단적 선택 왜?

12일 한강에 투신해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김종률(51)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은 전날 검찰 조사에서 알앤엘바이오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 공여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가에서는 금품 수수로 의원직을 상실한 뒤 어렵게 재기에 성공한 그가 또다시 금품 수수 혐의에 휘말리면서 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김종률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이 한강에 투신한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된 12일 한강경찰대와 영등포 수난구조대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섬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률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이 한강에 투신한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된 12일 한강경찰대와 영등포 수난구조대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섬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2011년 1월 알앤엘바이오 고문으로 일하며 자사의 부실 회계 문제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당시 금융감독원 국장 A씨에게 5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아 왔다. 앞서 김 위원장은 당시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에게서 받은 돈을 A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며 이를 토대로 검찰은 지난달 30일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그러나 11일 검찰 조사에서 김 위원장은 알앤엘바이오 측으로부터 받은 돈을 A씨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챙겼다고 자백했다. 김 위원장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배달 사고’를 내 돈을 가로챈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김 위원장의 진술 등을 근거로 A씨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A씨를 석방했다.

변호사 없이 4시간쯤 검찰 조사를 받은 김 위원장은 “거짓 진술로 A씨를 곤란하게 만들어 미안하다”는 요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A씨에게 5억원을 전달하지 않은 사실을 실토했지만 2011년 실제로 만난 사람이 누구인지, 5억원을 어디에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했다”면서 “변호인과 상의한 후 추가 조사를 받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일이 터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금품 비리와 관련해 그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단국대 교수 겸 법무실장으로 일하던 2003년 서울 한남동 단국대 부지 개발을 추진하던 시행 업체 2곳으로부터 1억원씩 자문료를 받아 챙긴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설 특별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뒤 꾸준히 재기를 노려 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3-08-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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