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나라 뺏기지 않으려 죽기 살기로 싸웠단다”

“北에 나라 뺏기지 않으려 죽기 살기로 싸웠단다”

입력 2013-07-04 00:00
수정 2013-07-0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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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영웅과 함께하는 세대 공감 친구데이’

“안개 속에서 포탄이 떨어지는데 피란민들은 보따리를 메고 갈팡질팡하고 어린 아이들은 울부짖고 난리도 아니었지. 우리는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열악한 총을 들고 지리산에 숨어 있는 북한군과 싸우느라 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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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화계중학교 학생들이 3일 강북구 번동에 있는 6·25 전쟁 참전용사 이덕회옹의 집을 방문해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서울 화계중학교 학생들이 3일 강북구 번동에 있는 6·25 전쟁 참전용사 이덕회옹의 집을 방문해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6·25 참전용사인 이덕회(82)옹은 3일 서울 강북구 번동 자택에서 손자·손녀뻘 되는 인근 화계중학교 2학년 5반 학생 12명에게 전쟁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진지한 표정으로 이를 경청하던 학생들은 때때로 “아~” 하고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화계중학생 754명에게 이날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사단법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가 주관한 ‘6·25 참전 영웅과 함께하는 세대 공감 친구데이’ 행사를 통해 평소 보기 힘들었던 고령의 6·25 참전용사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10여명씩 한 조를 이뤄 각각 서울 소재 참전용사 69명의 자택으로 찾아가 선물을 전달하고 청소와 설거지, 안마 등의 봉사 활동을 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받는 참전수당 월 19만원으로 겨우 살아간다는 이옹은 “대학생들도 6·25의 의미를 잘 모르는 요즘 중학생들이 이렇게 찾아와줘 고맙다”면서 “그때 나라를 빼앗겼다면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김다솔(14)군은 “집 청소를 깨끗이 해드리려고 했는데 저희가 온다고 할아버지께서 청소를 다 해 놓으셔서 죄송스럽다”면서 “어르신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자주 찾아뵙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반 황건희(14)군은 “평소 집에서 어른들께 듣지 못했던 6·25 전쟁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으니 신기하다”면서 “저희도 커서 군대에 가겠지만 할아버지의 말씀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진광 인추협 대표는 “나라의 소중함과 어르신에 대한 고마움을 새로 깨닫게 돼 청소년들에게 의미 있는 인성교육이 될 것”이라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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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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