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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 ‘백혈병 근로자’ 첫 산재 인정

반도체 공장 ‘백혈병 근로자’ 첫 산재 인정

입력 2013-03-20 00:00
업데이트 2013-03-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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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청주 반도체공장 근무 중 숨진 근로자 산재 승인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근로자에게 근로복지공단이 처음으로 산업재해 인정 결정을 내렸다.

근로복지공단 청주지사는 20일 모 반도체 업체 청주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으로 숨진 김모(사망 당시 38세)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 급여 청구사건에 대해 산재 인정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대해 대전지역업무상질병 판정위원회는 “김씨의 업무 종사 기간과 의무기록상 질환 내용이 사실과 같고, 피폭된 작업 환경과 질병의 연관성이 인정됨에 따라 업무상 질병 결정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반도체 노동자의 암 또는 중증 질환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를 인정한 사례는 재생불량성 빈혈과 유방암 등 두 건만 있었을 뿐 백혈병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부터 14년간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한 김씨는 2008년 갑상선 질환을 얻었으며, 2010년 백혈병 진단을 받고 나서 1년 만에 숨졌다.

김씨가 담당했던 임플란트 공정 업무는 반도체 생산 공정 중에서도 전리 방사선과 비소 등의 발암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큰 업무로 알려졌다.

당시 김씨의 주치의는 ‘갑상선 질환에 속발(최초 생체에 침입한 병원체가 다른 부위로 전이돼 감염이 확산되는 것)한 백혈병’으로 방사선에 의한 업무상 질병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소견을 냈다.

김씨의 유족은 “고인이 사망 전인 2010년 2개월간 방사선 측정을 해 본 결과 방사선 작업 종사자 노출 기준의 9배, 일반인 노출 기준의 180배에 달하는 30mSv로 기록됐다”며 “업무에 다른 직업병이 명백하다”고 주장해왔다.

반도체 노동자 인권단체인 ‘반올림’은 이날 “근로복지공단이 반도체 공장 근로자의 백혈병을 처음으로 산재 판정한 것은 환영하지만 고위험 업무에 근무했던 고인의 산재 인정에 1년 6개월이나 걸렸다는 점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속하게 보상돼야 한다고 규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목적에 반하는 현재의 업무상 질병 인정 절차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법과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역학조사와 업무 관련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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