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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경관 의혹 끝은 어디…검·경은 “아직 확인 중”

여수경관 의혹 끝은 어디…검·경은 “아직 확인 중”

입력 2013-01-13 00:00
업데이트 2013-01-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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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범행 사주, 수십억대 돈거래, 실종사건 연루 등

경찰관이 낀 우체국 금고털이 사건의 파문이 일파만파다.

경찰관이 망을 보는 사이 금고털이범이 우체국과 인접한 식당의 벽을 뚫어 현금을 턴 사건의 충격도 모자라 그 수사과정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각종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단일 사건만으로도 영화 같던 이야기가 블록버스터급으로 격상했다는 냉소가 나올 정도다.

검·경은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새롭게 불거진 의혹들에 허덕대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는 박모씨, 김모 경사(파면), 박모 경위(파면)가 있다.

박씨와 김 경사는 금고털이 공범으로 구속 송치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박 경위는 별도의 성폭행 사건으로 구속돼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박씨와 김 경사, 그리고… = 박씨와 김 경사는 우체국 금고털이 등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이미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달 9일 발생한 여수 월하동 우체국 금고털이(피해액 5천200만 원) 사건과 2005년 6월 발생한 미평동 은행 현금 지급기 털이(879만 원) 사건을 공모했다고 시인했다. 2005년 사건은 공소시효가 지났다.

경찰은 2008년 2월 발생한 학동 금은방털이(6천500만 원) 사건도 이들의 범행이 아닌가 보고 수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이 불거졌다. 훔친 귀금속을 처분해 준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귀금속 도매상이 제3의 인물과 2008~2011년 수십억 원대 금전 거래를 한 것이다.

1천만~2천만 원이 오간 것만 수백 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계좌 분석 범위를 확대해 이 돈의 실체를 파악하는 한편 박씨나 김 경사와도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3건 외에도 다른 절도 미제사건 5건에 박씨와 김 경사가 연루됐는지 조사하고 있지만, 입증은 어려워 보인다.

7~9년 전 사건이라 공소시효가 지난 데다 당시 증거도 확보하지 못해 이 사건들은 영원히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김 경사는 40대 여성 실종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여성은 2011년 3월 17일 김 경사의 전화 연락을 받고 나갔다가 이틀 뒤 지인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낸 것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가족들은 김 경사에게 실종 여성의 행적을 물었지만 모른다는 답만 들었다고 전했다.

실종 사건은 내사 중지 상태였다.

▲절도 미제사건 ▲귀금속 도매상 계좌의 자금 흐름 ▲여성 실종 사건은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하고 있다.

◇박씨·박 경위와 공단환경 횡령사건 = 산업폐기물 처리업체인 공단환경 횡령사건은 무차별적인 의혹과 소문의 진원이다.

이 회사는 2006년 이후 수십억 원대 횡령을 놓고 업체 김모 대표와 경리 여직원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수사와 재판 결과는 김 대표의 참패였다. 김 대표는 뇌물공여, 횡령, 무고 등 18가지 범죄가 인정돼 징역 5년을 복역하고 나왔다.

수사진행 과정에서 박씨는 김 대표의 사주로 여러 사람의 뒷조사를 했으며 박 경위는 수사에 관여한 형사로 등장한다.

2007~2008년 재판 중에서는 박씨가 박 경위나 김 경사의 지시·공모로 범행을 했다는 양심선언도 나왔다.

비슷한 시기 김 대표와 정보를 주고받아 징계를 받게 된 검찰 직원의 경위서에도 이런 내용은 언급됐다.

공공기관 방화, 살해 시도, 금융기관 절도 등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지만 검찰과 경찰의 철저한 조사는 없었다.

금고털이 사건으로 공단환경 사건까지 새삼 주목받으면서 지난 의혹들이 다시 불거지자 검·경도 바빠졌다.

뒤늦게 과거 기록을 뒤지고 당시 담당자들을 찾아 경위를 파악하느라 부산을 떨고 있다.

경찰은 특히 공단환경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박 경위 등의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박 경위와 공단환경 경리 여직원 사이에 오간 것으로 보이는 수십억 원대 금전거래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수사결과에 불복해 재심신청을 준비하는 공단환경 대표는 몇 상자 분량의 기록을 제출해 여수경찰서 수사과는 사실상 재수사를 하고 있다.

◇의혹 얼마나 풀 수 있을까 = 전남지방경찰청과 여수경찰서가 분담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지만 모든 의혹의 최종 규명처는 결국 검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금고털이 공범인 박씨와 김 경사의 신병을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의혹에도 공소시효 만료, 입증 부족으로 현재 기소할 수 있는 사안은 우체국 금고털이 사건 한 건뿐이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 진행상황도 지휘하며 과거에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위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별도의 수사팀까지 꾸려졌다.

수년 전 철저한 조사를 했다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수시민협 김태성 사무처장은 “수년 전 사건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곁가지들이 나오는 것 아니냐”며 “금고털이 사건과 일련의 의혹들에 시민은 허탈을 넘어 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수시민 김모(36)씨는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했다가 알맹이 없는 수사결과가 나오는 행태가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한다”며 “5년 뒤에는 여수에서 사는 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환부가 있다면 확실히 도려내고 쇄신의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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