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구술면접 수학과목 90% 대학과정서 출제

서울대 구술면접 수학과목 90% 대학과정서 출제

입력 2012-10-24 00:00
수정 2012-10-2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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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사로 변질”… 교육법 시행령 위반 논란

서울대 입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특기자전형의 구술면접시험 문제의 절반 이상이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벗어난 대학과정에서 출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과목의 경우 90% 이상이 대학 과정에서 출제됐다. 특히 학생이 풀이과정에 접근하는 방식을 살펴 창의적·논리적 사고를 측정하겠다는 구술전형의 취지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문제가 문제풀이와 정답을 요구하는 ‘본고사형 문제’로 출제되면서 선행 출제와 본고사를 금지한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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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박홍근(왼쪽 여섯번째) 의원과 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회원들이 23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가 특기자전형 구술면접 시험에 본고사형 문제를 불법적으로 출제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박홍근(왼쪽 여섯번째) 의원과 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회원들이 23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가 특기자전형 구술면접 시험에 본고사형 문제를 불법적으로 출제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국회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은 23일 서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실시된 2012학년도 서울대 특기자전형 자연계 구술면접시험 문제를 분석한 결과 57문제 중 50.9%인 29문제가 대학 교과수준에서 출제됐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에는 현직 교사와 학원강사, 대학원 석사과정생 등 각 분야 전문가 30여명이 참여했다. 서울대와 함께 구술문제 자료를 제출한 서울시립대는 수학 관련 3문제 모두 고교 수준에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고, 고려대·연세대·서강대 등 6개 학교는 자료제출을 거부했다.

분석 결과 수학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 11문제 모두 풀이와 정답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본고사형 문항이었고 이 중 10문제가 대학 수준에서 출제됐다. 적분함수, 구간별 정적분의 의미 등 대학 미적분 과목 등에서 배우는 문제들이 출제됐다.

생물은 14문제 중 9문제(64.3%), 물리 12문제 중 6문제(50%), 화학 12문제 중 3문제(25%), 지구과학 8문제 중 1문제(12.5%)가 대학 교과 과정에서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전체 57문제 중 46문제(80.7%)가 문제풀이와 정답을 요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측은 “교과과정 내에서 출제된 문제들조차 일부 영재들을 대상으로 한 경시대회에서 많이 출제되는 유형으로, 일반 학생보다는 과학고 학생이나 경시대회 준비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면서 “문제를 제시한 뒤 30분이라는 준비시간을 거쳐 15분 안에 답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선행학습 이외에는 대비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구술면접에서도 과도하게 어렵거나 선행학습이 필요한 문제를 내는 것을 막기 위해 2014학년도부터 모든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선행학습 영향 평가제를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고교생이 풀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거나 지필고사 등을 반영할 경우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전형으로 분류해 시정명령 등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구술면접의 취지는 수험생들이 정답을 맞히는지 여부에 점수를 주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문제에 대한 참신한 접근방식과 사고과정을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고사와는 다르며 고등교육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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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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