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투신’ 고교생 모교 학생 관리 엉망

공주 ‘투신’ 고교생 모교 학생 관리 엉망

입력 2012-09-26 00:00
업데이트 2012-09-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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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뒤늦게 확인…학생 ‘흡연’ 일상화

충남 공주에서 투신해 숨진 고교생이 학교에서 집단 폭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학교 등 교육당국은 진상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학교 학생들의 교내 흡연이 일상화됐다는 주민들이 증언이 잇따르고 있고, 최근에는 새벽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학생이 숨지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8일 아파트 23층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은 박모(17)군은 숨지기 이틀 전 학교 화장실에서 동급생 3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경찰은 박군이 ‘사람은 죽을 때가 있다’, ‘중학교 2학년 시절의 어두운 과거가 밝혀져 미래가 없다’는 메모를 남긴 것을 토대로 학교폭력 피해 이후 박군의 심리 상태가 불안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애초 학교 측은 교내 폭력을 부인했다. 자체조사 결과를 전하며 “(숨진 학생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따돌림을 당했다거나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는 등의 기록은 없었다”고 발뺌했다.

그러나 박군의 유족 측이 학생들을 일일이 탐문하는 과정에서 폭력 사실이 불거져 나왔고, 경찰조사 결과도 이에 일치했다.

학교는 그제야 ‘일부 학생이 박군을 때리고 괴롭혔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중간고사 기간인 만큼 다른 학생들의 2차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일정을 조율하면서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뒤늦게 학생 보호를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20일에는 유족 측과 교육청 관계자가 ‘박군의 학교 부적응 심리 상담 내역’을 놓고 이야기하다 말썽을 일으킬 뻔하기도 했다.

한 유족은 “당시 교육당국에서 (박군의) 투신 원인을 심리적인 문제로 몰고 가려는 듯한 인상을 받아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주교육지원청 윤표중 장학사는 “심리상담에 대한 언급은 유족 측에서 먼저 꺼낸 것”이라며 “함께 상의하던 중 의중이 잘못 전달됐을 뿐 절대 그런 식으로 말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예를 표하며 위로해 드리러 간 자리에 유족의 감정을 건드릴 만한 이야기를 할 리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육당국의 ‘사후약방문’을 비웃듯 학생들의 탈선은 현재진행형이다.

26일 해당 학교에서는 학생 30여명이 쉬는 시간마다 교장실 뒤편 화단에 모여 담배를 나눠 피우는 장면이 목격됐다.

산책을 나온 주민을 본체만체하며 연기를 뿜어내던 학생들은 종이 울리기 전 삼삼오오 교실로 돌아갔다.

아침마다 이 학교 운동장에서 산책한다는 김모(75·여)씨는 “처음에는 저게 뭔가 싶어 눈을 의심했다”며 “이제는 너무 많이 봐서 그냥 자리를 피한다”고 말하며 혀를 찼다.

학교 측은 “그런 사실은 아는 바가 없다. 확인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새벽에는 이 학교 학생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차량과 추돌해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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