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물바다’ 언제까지…불가항력?

목포 ‘물바다’ 언제까지…불가항력?

입력 2012-08-31 00:00
업데이트 2012-08-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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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 배수에 의존”‥용량 확대에 500억 필요

항구도시인 전남 목포가 태풍 ‘덴빈’이 몰고 온 집중호우에 3시간여 동안 수중도시로 변했다.

배수시설 확충 등으로 ‘상습 침수에서 벗어났다’고 안심한 지 13년 만에 뒤통수를 맞았다.

초강력 태풍 ‘볼라벤’이 할퀴고 간 뒤 떨어진 가로수 낙엽과 쓰레기가 하수도 구멍을 막아 제때에 물이 빠지지 않아 피해가 컸다고 한다.

그러나 더 큰 원인은 불가항력의 지형 여건 때문이다.

매립지가 많은 목포는 바다 수위보다 낮은 곳이 많다. 이 때문에 폭우 시 자연배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간당 30㎜ 정도의 비만 내려도 물에 잠긴다. 특히 바닷물 수위가 만조일 때 집중 호우가 내리면 빗물이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역류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그동안 수백억 원을 들여 하당과 용당동에 빗물배수펌프장을 만들어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이번 호우에 꼼짝없이 당했다. 펌핑 능력 부족을 절실하게 느꼈다.

시는 배수 펌프장 용량 확대 등이 시급하지만, 예산 확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 중인 용당동 배수펌프장도 내년 말 완공하려면 42억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

이번 태풍에 직격탄을 맞은 하당 버스터미널 인근의 침수방지를 위해 터미널 앞에 1만t급의 저수조를 만들고 물을 퍼내는 대형 양수기를 설치해야 하지만 5년째 지지부진하다.

5년 전에 용역이 끝났지만, 관련 부처와 물가상승에 따라 배 이상 뛴 공사비를 놓고 허송세월하고 있다.

조용선 하수과장은 31일 “목포 저지대는 평평해 그대로 두면 물이 천으로 흘러가지 않아 중간에 배수펌프장이 필요하다”면서 “하루빨리 펌프장 시설이 들어서야 침수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배수능력을 확대하고 보강하려면 500억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열악한 시 재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돈이다.

버스터미널~상리천~삼향천 간 하수 배수관로 확장하고 남해배수펌프장 양수기를 8대에서 12대로 증설해야 한다.

목포지역은 전날 태풍 덴빈이 통과하면서 3시간에 180㎜의 폭우가 쏟아졌다. 최대 시(時)우량은 39.5㎜다.

폭우로 용당 3호광장, 용당시장 주변 등 저지대 침수가옥 2천여 가구가 침수 피해를 봤다. 이 가운데 100여 가구는 방안까지 물이 차올랐다.

목포버스터미널 인근 도로는 어른 허리까지 물에 잠겨 차량이 침수되고 교통이 통제되는 등의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정종득 시장은 이날 오후 전 직원을 동원해 침수 지역의 배수구, 집수구의 이물질을 제거했다.

침수 가옥에서 배수작업을 하고 연막 소독을 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쏟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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