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에 서울지하철 고장…출근길 지각사태

혹한에 서울지하철 고장…출근길 지각사태

입력 2012-02-02 00:00
업데이트 2012-02-0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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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못잡아 길에서 ‘덜덜’…빙판길 교통사고도 잇달아일부 초등학교 한파에 학교재량 휴교

“날씨가 엄청 추운데 지하철까지 고장 나니 짜증이 나더라고요. 열린 문으로 찬바람이 계속 들어오고…”

아침 최저기온이 -17.1도까지 내려가 2월 기온으로는 5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2일 오전 서울.

출근길 난데없는 지하철 사고로 발이 묶였던 회사원 윤보람(26.여)씨는 “지하철에서 내린 사람들이 전부 택시를 잡으려는 바람에 길에서 한참을 서 있어야 했다. 입사해서 처음으로 지각을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추위가 덮친 이날 오전 7시22분께 지하철 1호선에서 전동차 고장으로 열차 운행이 40분 넘게 지연됐으며, 고장 전동차가 차량기지로 옮겨지던 중 탈선하는 바람에 열차 운행이 또다시 지연되면서 강북지역 출근길에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직장인들은 저마다 두꺼운 옷차림으로 ‘중무장’을 하고 출근길에 나섰지만,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인 듯했다.

광화문에 있는 회사로 향하던 음우탁(27)씨는 “장갑을 껴도 손이 너무 시리다. 버스 안에 서리가 낀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왕십리역에서 만난 정겨운(26.대학원생)씨는 “평소에 몸매 때문에 패딩점퍼를 안 입는데 오늘은 많이 춥다고 해서 입고 나왔다. 그리고 오는 길에 핫팩도 하나 사서 주머니에 넣고 왔다”며 종종걸음을 했다.

환경미화원이나 교통경찰 등 이른 시간부터 바깥에서 일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추위가 더 괴롭다.

응암구 역촌동에서 환경미화 일을 하는 김광운(39)씨는 “너무 춥다. 눈썹에 고드름이 얼었을 정도다. 쓰레기봉투에 물기가 얼어붙어 바닥에서 안 떨어지는 바람에 일이 갑절로 힘들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서초역에서 무가지 신문을 나르던 김용석(62)씨는 “손이 얼어서 신문을 들 때마다 종이에 베는 것 같이 아프다”며 추위에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발을 연방 동동 굴렀다.

이날 많은 시민이 택시를 타고 출근하기 위해 거리로 몰리면서 택시 잡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틀 전 내린 눈이 일부 큰길과 이면도로에서 얼어붙으면서 홍지문터널 등지에서 빙판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2시54분께 서대문구 홍제동 내부순환로 정릉방향 홍지문 터널에서 택시가 미끄러지면서 터널 벽에 추돌, 승객 장모(48)씨가 중상을 입었고 사고지점 100m 후방에서 구급대가 차량을 통제하던 중 베라크루즈 승용차가 속도를 줄이다 미끄러져 앞서가던 택시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혹한에 수도관 동파 사고도 잇따랐다. 1일 오후 5시부터 2일 오전 5시 사이 수도관이 동파했다는 신고도 73건이나 접수됐다. 오전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접수된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도 49건이었다

한파에 서울 대청초등학교, 고덕초등학교, 신목초등학교 등 일부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휴업을 결정했다.

휴업을 하는 학교는 전날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공지했으며, 방과후학교나 돌봄교실 등은 정상운영한다고 안내했다.

또 휴업을 하지는 않더라도 장충동 충무초등학교는 11시까지 등교를 안내하는 등 등교시간을 늦춘 초등학교가 많았고, 일부 학교에서는 등교시간이 제대로 공지되지 않아 학교에 왔다가 되돌아가는 학생들도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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