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교조

위기의 전교조

입력 2012-01-27 00:00
수정 2012-01-2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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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인력 제도권유출 구심점 실종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존재감이 전혀 예전 같지 않다. 사회문제화된 학교 폭력과 서울시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시행 등 뜨거운 이슈에도 사실상 조용한 편이다.

심지어 대안을 제시하거나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는커녕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거나 뒤늦게 ‘맹탕 논평’을 내놓는 상황까지 연출하고 있다.

●학교폭력문제 뒤늦게 ‘맹탕’ 논평

원인은 무엇보다 전교조 조직 자체의 구심점이 사라진 데다 정치색에 염증을 느낀 젊은 교사들의 외면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전교조 내부에서도 “과거와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박원석 전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최근 전교조의 정책 비판 기능이 과거만 못한 면이 있다.”면서 “학교 폭력, 사교육, 학생 인권 등은 그동안 전교조가 앞장서서 문제제기 해 왔던 사안들인데도 의제의 중심에 서서 이끌어 나가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전교조는 대구 중학생 자살에 따른 학교 폭력 논란이 촉발된 지 무려 20일 가까이 지나서야 논평을 냈지만 이마저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또 후보자 매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사건에서도 진보 단체들이 앞다퉈 구명운동에 나서는 와중에도 뚜렷한 입장을 나타내기보다 각종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는 데만 급급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긴급한 현안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전교조가 학교와 관련한 문제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면서 “진보 교육계에서 전교조가 전혀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한만중 전교조 부위원장은 “현장에서 전교조 활동이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 뚜렷한 입장 없어

전교조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는 데에는 핵심 인력의 유출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적잖다. 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교육 자치의 영향으로 전교조의 핵심 브레인들이 시·도교육청 등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조직을 이끌 리더십 부재가 드러나고 있다.”면서 “결국 목소리가 큰 사람이 없다 보니 각종 사안에 대한 결정도 늦어지고 강한 입장 표명도 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보교육감이 대거 등장하면서 전교조의 존재 이유였던 진보 교육정책이 제도화된 것이 역할이 사라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사무처장은 “교원평가제 반대 등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에 반하는 정책에 목소리를 높인 것도 전교조의 힘을 오히려 약화시킨 원인”이라고 밝혔다. 정치색 짙은 행보가 학교 현장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조합원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탈 현상이다. 2003년 말 9만 4000명 수준이었던 조합원은 2004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현재 6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20대 젊은 교원의 가입률은 한 자릿수다. 한 부위원장은 “역할을 재정립하고 각종 사안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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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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