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판결 곽노현 왜 벌금형 선고됐나

유죄판결 곽노현 왜 벌금형 선고됐나

입력 2012-01-19 00:00
수정 2012-01-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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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사람 실형인데’ 형평 논란 재판부 “몰랐고 적극적 아니었다”

법원은 19일 교육감 후보사퇴 대가로 돈을 건넨 곽노현(58) 서울시 교육감에게 벌금 3천만원을, 돈을 받은 박명기(54) 서울교대 교수에게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선거법상 후보매수 및 이해유도죄는 통상 돈 받은 쪽보다는 돈 준 사람을 훨씬 더 엄히 처벌하는 법규다. 선거법의 매수 조항은 대부분 그렇다.

검찰은 후보사퇴를 조건으로 한 금품수수 사건에서 한쪽은 실형, 한쪽은 벌금형을 선고한 전례가 없다며 전형적인 ‘봐주기 판결’이자 형평을 잃은 처사라며 반발했다.

판결문에 적시된 양형 사유를 분석해보면, 담당 재판부는 금품수수 합의에 실제로 관여했는지, 합의를 알았는지 몰랐는지, 적극적으로 돈을 줬거나 요구했는지를 양형의 주요 사유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처음부터 단일화 대가로 수억원을 요구했고 지속적으로 합의 이행을 재촉하면서 돈을 달라고 해 사실상 후보직을 팔았다는 것이다.

반대로 곽 교육감은 애초 단일화 합의 때 금품 제공을 거절했고 실무진의 금품 제공 합의도 몰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의 눈에는 박 교수가 적극적으로 후보직을 팔고, 곽 교육감은 처음엔 몰랐다가 사후에 마지못해 이를 매수하는 정황으로 비친 셈이다.

곽 교육감은 적어도 2010년 5월 단일화 당시에는 돈으로 후보직을 사지는 않은 상태였다는 판단이다.

선거가 끝난 이후 사퇴한 후보자가 대가를 요구하자 수동적으로 응한 것은 선거 이전에 돈을 줄 테니 사퇴하라고 능동적으로 나선 것과 죄질에 차이가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곽 교육감이 ‘정말 몰랐다’고 본 근거는 뭘까.

재판부는 “곽 교육감이 선거 직후 박 교수의 인사청탁을 강하게 거절해 한 달간 대립한 걸 보면 합의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불만을 품고 폭로하면 당선무효가 될 수 있는 상황인데 합의를 알았다면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겠느냐”고 설명했다.

법원은 ‘선의로 줬다’는 곽 교육감의 주장을 전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윤리적 책무감이 작용했다고 간주, 범행 동기에도 참작사유가 있다고 봤다.

수십년 함께 한 동료가 금품제공에 합의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박 교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따른 부담감, 극단적 선택을 할지 모른다는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물론 재판부는 금품제공 행위 자체는 분명히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선거의 공정성을 해쳤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래서 후보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규정된 벌금형 중에는 최고 형량인 3천만원을 선고했다.

그럼에도 벌금형과 실형에 따른 결과의 차이가 이처럼 엄청난 상황에서 벌금 액수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는 반응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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