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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고교생 실습 악조건 큰 문제

대기업 고교생 실습 악조건 큰 문제

입력 2011-12-21 00:00
업데이트 2011-12-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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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노동시간 훨씬 넘겨 위법적 혹사 전남 63개 고교 4천150명 파견 근로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고3 실습생이 쓰러져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실습생들의 열악한 근무조건 등이 큰 문제로 두드러지고 있다.

21일 기아차 광주공장과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아차 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하던 전남지역 모 특성화고교 3학년 김모(18)군이 공장 기숙사 앞에서 쓰러졌다.

뇌출혈 증세를 보인 김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21일 현재까지도 의식불명 상태다.

지난 9월부터 광주공장에서 현장 실습을 해온 김 군은 도장공장에서 1일 10.5시간, 주당 52.5시간을 근무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성년자의 노동시간이 본인 동의를 받았을 때 하루 8시간, 주당 46시간을 넘기지 못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다.

기업체들이 고교 실습생을 선호하는 이유는 필요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정규직보다 더 낮은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측에서도 대기업에서 실습하면서 체계적인 실무능력을 익히고 취업과 연결될 수 있어 실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개 미성년자인 이들 실습생은 노동기본권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는데다 일에 대한 관심 등이 높아 회사 측의 요구에 별다른 이의 제기 없이 근무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기본급 기준으로 실습생에게 15~20% 낮은 임금을 지급한다. 또 정규직과 똑같이 2시간 잔업을 포함해 10시간씩 주ㆍ야간 교대 근무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기아차는 이들 실습생을 파견한 학교와 근로기준법 준수 협약서를 작성하지만 실제로는 지키지 않은 것이다.

특히 기업체들이 특성화고 실습생을 정규직과 같은 생산 현장에 투입해 초과 노동을 일삼고 있는데도 교육당국이나 노동청의 관리ㆍ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현재 전남도내 63개 학교에서 모두 4천149명이 현장 실습생으로 나가고 있다.

주로 수도권 대기업체인 LG디스플레이(116명), 영풍전자(46명), 삼성전자 LCD사업부(85명) 등에 여럿이 나가고, 광주ㆍ전남 지역에서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62명을 비롯해 앰코코리아(광주), LG화학(여수) 등에서 실습생들이 일하고 있다.

김군의 경우와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실습생에 대한 근로조건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 실습 과정의 사고에 대해 정규 근로자와 같은 수준에서 보상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같다.

이번에 사고가 난 기아차 광주공장은 노조 측이 요구한 산재처리와 후유장애 보상비 지급 등에 관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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