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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병역거부 김경환 “장교될까 했지만…”

동성애 병역거부 김경환 “장교될까 했지만…”

입력 2011-12-15 00:00
업데이트 2011-12-1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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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망명 김경환씨 “동성애자 인권 존중하는 사회됐으면”

“인생이 걸린 문제였다. 후회는 없다”

국내 최초로 동성애 지향에 따른 병역거부로 해외에 망명한 김경환(30)씨는 1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해외에 나온 지 5년째가 되니 매일 한국이 그립다. 친구들이 보고 싶다”면서도 자신의 선택을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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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통역병이나 카투사, 장교 등 동성애자로서 그나마 인권 침해가 덜할 수 있는 쪽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평화주의자이자 동성애자로서 한국 사회에서 군대를 간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이런 생각은 어려서부터 형성된 것이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김씨는 “어린 시절 군부대 인근에서 자라면서 모든 남자들이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서 전쟁 훈련을 받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며 “대학교 시절 이라크 전쟁을 보면서 병역 거부에 대한 신념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부터 뚜렷했던 동성애 지향은 이 같은 결정을 하는데 중요한 배경이 됐다.

그는 “국방부가 동성애에 대해 정신병 판정을 내리고 전역시키거나 군대 내에서 받는 차별 등 사례를 접하며 동성애자로서 군대에 간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국내의 한 명문 사립대에 다니던 김씨는 학업을 이유로 입대를 미루다 2006년초 망명을 구체적으로 결심했다.

김씨는 “한국에서 군대는 신성한 영역이었다. 누구한테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며 “같은 동성애자 친구조차도 군대는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홍세화 씨나 박노자 교수 등의 책을 읽으면서 망명에 대해 생각했지만 처음부터 구체적이진 않았다”며 “입대 전 해외여행을 하며 생각을 굳혔다”고 말했다.

결국 김씨는 2006년 6월 캐나다에 입국해 망명을 신청했고 2009년 7월 캐나다 이민ㆍ난민심사위원회(IRB)는 김씨가 한국군에 입대할 경우 학대를 당할 가능성이 심각하다며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

현재 김씨는 캐나다 영주권을 획득했으며, 식당 웨이터나 바텐더 등 일로 생계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한국 사회는 여러모로 매우 역동적이다”며 “한국이 동성애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때가 되면 한국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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