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어머니 그리워 주위 어르신들 봉양”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워 주위 어르신들 봉양”

입력 2011-04-12 00:00
수정 2011-04-1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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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복지상 최우수상 받는 지체장애1급 문재진 씨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 주위 어르신들을 봉양하게 됐어요.”

11일 올해 서울시 복지상(장애인 분야) 최우수상에 선정된 문재진(54·지체1급)씨가 송파구 마천동 자택에서 홀몸노인들을 돕게 된 계기를 서툰 말투지만 또박또박 털어놨다. 문씨는 1급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이지만 20년째 70~80대 홀몸노인 10명에게 매달 4만원씩 용돈을 보내는가 하면 병원에 입원한 어르신들을 친부모 모시듯 간호하고 말벗이 되어 주는 홀몸노인들의 수호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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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서울시로부터 복지상 최우수상을 받게 될 문재진씨가 11일 서울 마천동 자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는 16일 서울시로부터 복지상 최우수상을 받게 될 문재진씨가 11일 서울 마천동 자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홀몸노인 10명에 용돈… 나들이도 함께

1992년부터 지금까지 달력판매 수입과 폐품을 수집해 모은 돈과 지인들이 보내 주는 후원금으로 홀로 사는 노인 10명에게 매달 4만원씩 20년 동안 5000만원을 지원했다. 불편한 몸인데도 매년 봄·가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전라도 완주, 경상도 통영 등으로 나들이도 떠난다.

문씨가 홀몸노인들을 돕게 된 계기는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남들과 다르게 태어나 놀림을 당하기 일쑤였던 아들을,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반 중학교에 입학시켜 학업 의지를 불태우게 한 강한 어머니였다. 그런 어머니였지만 3년간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병수발에도 불구하고 끝내 눈을 감았다. 1982년 문씨는 지인의 소개로 달력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취직했다.

“초기엔 불편한 몸으로 교회와 단체를 찾아가면 이야기도 들어보지 않고 동전 몇 개 주고 나가라고 해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30년 경륜이 쌓이다 보니 9~12월 한철 장사지만 고정수입이 1000만원이 될 만큼 쏠쏠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1992년 송파종합사회복지관 자원봉사에서 홀로 사시는 할머니들을 만나게 됐다.”며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문씨의 집은 비장애인의 집보다 훨씬 깨끗하고 깔끔하다. 친형제처럼 지내는 자원봉사자 이효동(75)씨는 “물건 하나라도 제자리에 없으면 잠을 못 자는 성격”이라며 “원칙을 지키고 양심껏 살아가는 그를 보면 오히려 존경스럽다.”고 귀띔했다.

●“어르신들과 지낼 집 짓는 게 꿈”

늘 남을 먼저 생각하며 살던 문씨에게 또 다른 고비가 찾아왔다. 2009년 4월 뇌성마비장애로 인해 목과 허리에 디스크가 생겨 4차례나 수술하게 된 것.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그간 조금씩 모았던 돈도 모두 수술비와 재활치료비로 날렸다. 이제 그는 폐품 모으는 일도, 달력 판매하는 일도 할 수 없는 휠체어 신세에 놓여 있다.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죠. 아직 제 꿈을 이루지 못했거든요.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과 함께 지낼 집을 짓는 게 꿈이거든요.” 어설프고 힘든 표정으로 한마디 한마디 내뱉고 있었지만 그의 눈동자엔 희망이 가득 차 있었다. 서울시복지상 시상식은 오는 16일 오후 1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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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1-04-1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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