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종단 지도자들 영화 ‘내 이름은 칸’ 단체관람 까닭은

7대 종단 지도자들 영화 ‘내 이름은 칸’ 단체관람 까닭은

입력 2011-04-06 00:00
수정 2011-04-0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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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간 반목 접고 화합 이루었으면…”

5일 서울 종로3가 서울극장. 영화가 시작되기 전 스크린 앞에 선 그들은 눈을 감고 기도했다. 누군가는 손바닥을 모았고, 누군가는 깍지를 끼었다. 서로 다른 몸짓과 방식이었지만 기도 내용은 하나였다. 서로 함께 지낼 수 있기를, 서로 함께 평화로울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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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내 이름은 칸’을 단체관람한 국내 종단 지도자들이 영화 시작에 앞서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광준 대한성공회 신부,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최근덕 성균관장, 효탄 조계종 문화부장, 이주화 한국이슬람중앙회 이맘, 심만종 한국이슬람중앙회 이사장, 송용민 한국천주교주교회 교회일치간 대화위원회 총무, 김남석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이정주 한국천주교주교회 홍보국장, 정인선 원불교 문화사회부장.  연합뉴스
5일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내 이름은 칸’을 단체관람한 국내 종단 지도자들이 영화 시작에 앞서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광준 대한성공회 신부,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최근덕 성균관장, 효탄 조계종 문화부장, 이주화 한국이슬람중앙회 이맘, 심만종 한국이슬람중앙회 이사장, 송용민 한국천주교주교회 교회일치간 대화위원회 총무, 김남석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이정주 한국천주교주교회 홍보국장, 정인선 원불교 문화사회부장.

연합뉴스


한국 사회 7대 종단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간 함께하지 못하던 한국이슬람도 함께였다. 그런데 장소가 영화관이다. 이들은 ‘내 이름은 칸’을 단체 관람했다.

영화는 이슬람교도라는 이유로 테러리스트로 오해받아 고통을 겪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9·11 테러’가 직접적인 소재가 됐다. 화자(話者)는 무슬림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인도 영화다.

진정한 사랑 앞에서 남자의 정신적 장애나 종교(이슬람교)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여겼던 힌두교 여자가 막상 그 남자의 종교로 인해 아들을 잃고 나서 울부짖는 절규가 관객의 가슴을 후벼 판다. 그런 아내를 위해, 그런 아내가 원하기에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는 한마디를 미국 대통령에게 하기 위해 지난한 여정을 계속하는 무슬림 남자 ‘칸’의 커다란 눈동자는 오래오래 잔상에 남는다.

최근 ‘땅 밟기’(일부 개신교도들이 불교 사찰에 들어가 기독교식 예배를 본 사건) 등 종교 간 반목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종단 지도자들이 ‘내 이름은 칸’을 단체관람한 것은 의미가 남달라 보인다.

행사를 기획한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내 종교에 충실하다는 것이 다른 종교를 부정하는 오만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는지 성찰하는 기회가 됐다.”면서 “우리가 서로 (종교를 떠나)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이 영화를 통해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화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이맘(지도자라는 뜻)은 “코란에는 하나님이 남성과 여성, 민족과 부족을 창조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알게 하기 위함이라고 돼 있다.”면서 “우리가 서로 이해하고 한발 물러서서 나 아닌 다른 사람도 이 사회에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회장(길자연)이 직무정지 상태라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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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11-04-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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