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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진천 ‘명품 돼지’ 농가도 ‘비상’

증평·진천 ‘명품 돼지’ 농가도 ‘비상’

입력 2011-01-04 00:00
업데이트 2011-01-0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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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출하를 한창 준비하고 있었는데…이러다 그동안 공을 들여왔던 양돈기반마저 무너지는 것 아닌지…”

 4일 충북 증평군 증평읍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장모(65)씨는 괴산군 사리면 방축리의 한 농가에서 돼지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증평지역에도 가축이동제한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듣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홍삼 부산물을 첨가해 만든 사료를 먹인 돼지를 생산해 ‘사미랑 홍삼포크’라는 브랜드화에 성공,충북에서 ‘명품돼지’ 생산지역으로 손꼽히는 이 지역이 괴산 구제역으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증평군과 증평양돈협회는 2005년부터 충북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홍삼부산물을 가공한 사료를 돼지에 6개월가량 먹여 ‘사미랑 홍삼포크’를 생산,2008년에는 특허까지 따내 성공한 브랜드로 평가를 받아왔다.

 이 지역 농가들은 수년간 연구.생산을 통해 브랜드화에 성공한 ‘사미랑 홍삼포크’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구제역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다.

 양돈 농가들은 경북 안동에서 지난해 11월 구제역 양성판정이 내려진 뒤 친.인척들도 농가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했을 뿐 아니라 하루에도 몇 차례씩 축사주변을 소독하고 어린아이를 돌보듯이 돼지들의 상태를 살펴왔다.

 일부 농가들은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아예 농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도 했다.

 그 결과,전국을 뒤흔든 구제역을 막아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괴산군에서 구제역이 발생,이날부터 이동제한이 내려져 최소한 3주간은 출하를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돼지는 6개월 동안 110-120㎏까지 키워 출하하는데,그 시기를 넘기면 몸무게가 늘어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사료 값도 추가로 들어가 이중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무항생제 돼지로 유명한 진천지역 양돈농가들은 3일 구제역이 발생한 충남 천안시 병천면 송정리와 10㎞ 이내에 포함돼 출하가 중단한 상태다.

 이 일대 농가들은 2002년 말부터 돼지에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고 미생물로 만든 면역증강제를 투여해 무항생제 돼지를 생산,충북도내에서 처음으로 축산물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았다.

 이들 농가 역시 농장에 외부인을 완전히 차단하고,자체 방역을 해 구제역을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구제역 때문에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문백면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심모(55)씨는 “구제역 예방을 위해 외부인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아예 농장에서 한발도 나가지 않았을 정도로 구제역과 싸웠다”고 말했다.

 심씨는 “수입개방에 맞서기 위해 편안한 길을 포기하고 무항생제 돼지라는 어려운 길을 걸어왔는데,구제역이라는 재앙을 만나게 됐다”며 “당장 오늘 예정됐던 돼지 150마리의 출하도 막혔으니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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