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채권단, 현대 금융제재 풀어라”

법원 “채권단, 현대 금융제재 풀어라”

입력 2010-09-18 00:00
수정 2010-09-1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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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확보 길 열려… 현대건설 인수 탄력 받을듯

외환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과 현대그룹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두고 벌인 공방에서 법원이 일단 현대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현대건설 인수전을 앞둔 그룹의 자금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 최성준)는 17일 신규 여신 중단과 만기도래 채권 회수 등 공동제재를 풀어 달라며 현대상선 등 현대 계열사 10곳이 외환은행 등 7개 채권단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채권단 공동결의의 효력중단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채권단은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의 규정이 공동 제재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주채권은행이 채권단의 간사로서 협의회를 운영한다고만 되어 있을 뿐 공동의 제재를 취하도록 강제하거나 공동 제재가 허용된다고 명시적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기업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면서 “공동 제재 결의는 개별 채권은행이 현대그룹의 재무구조에 대한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거래 여부나 조건을 결정할 수 없게 하는 것으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로 금지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에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자 7월 초 신규 대출 중단과 만기여신 회수를 결의했고, 그룹은 이에 반발하며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의 결정으로 현대그룹은 두 달여간 채권단으로부터 받았던 금융제재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채권단의 금융제재로 주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쟁력이 위협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결정으로 현대건설 인수 추진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채권은행협의회는 이날 결정에 대해 “채권은행협의회를 이른 시일 안에 열어 법원의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영업일부터 현대그룹은 개별 채권은행의 신규여신을 신청하거나 만기가 도래한 여신의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김승훈·윤설영·김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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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nam@seoul.co.kr
2010-09-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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