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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신고해주세요” 뉘우친 강도에 경찰은…

“나를 신고해주세요” 뉘우친 강도에 경찰은…

입력 2010-09-13 00:00
업데이트 2010-09-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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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기를 들고 돈을 뺏으려던 강도가 자신의 사정을 들어준 피해 여성에게 감복을 받아 경찰에 자수해 경찰이 고심 끝에 불구속 처리했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13일 학원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학원장을 다치게 하고 금품을 뺏으려 한 혐의(강도상해)로 조모(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10일 오후 3시께 중구에 있는 한 영어학원에 학원장 우모(29.여)씨만 있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가 상담을 받는 척하다가 갑자기 흉기를 들이댔다.

 코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은 우씨는 기절한 척 바닥에 쓰려졌다가 조씨가 당황해 머뭇거리자 일어나 “나에게 왜 이러냐”며 조씨를 의자에 앉히고 사정을 들어주기 시작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독실한 종교인인 우씨가 종교 책을 꺼내놓자 한때 종교생활을 했던 조씨가 지난해 이혼하고 직장 없이 생활고에 시달리다 일을 저지르게 된 경위를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말을 들어준 것에 고마움을 느낀 조씨가 우씨에게 용서를 빌자 우씨는 오히려 종교 노래가 담긴 MP3를 조씨 손에 쥐여주고 돌려보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조씨는 20분도 채 되지 않아 학원으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나를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사정했으며 우씨가 신고하지 않으려 하자 끝내 조씨는 스스로 수화기를 들고 112를 눌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생활 30년 만에 이렇게 드라마 같은 일은 처음”이라며 “강도상해가 무거운 죄이긴 하지만 진술이 서로 일치하고 우씨가 처벌을 원치않아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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