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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국새 폐기논란’ 학계 전문가 견해는

4대국새 폐기논란’ 학계 전문가 견해는

입력 2010-09-05 00:00
업데이트 2010-09-0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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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새 전통방식 제작땐 철저한 고증 주문

 제작단장의 거짓말과 금 횡령 등으로 권위와 위상이 추락한 제4대 국새(國璽)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학계 전문가들은 제작을 총괄했던 전 4대 국새제작단장 민홍규(56)씨의 사기 행각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상징성에 큰 상처를 입은 만큼 4대 국새를 폐기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김영하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5일 “흠이 간 국가적 상징성이 계속 사용되는 것에 반대한다.이는 국격과 관련된 것”이라며 현 국새의 폐기가 마땅하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국가의 권위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물건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학계 전문가 대부분은 국새 자체의 존속에는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최근 순종의 칙유(임금의 말씀을 적은 포고문)에 당시 국새인 대한제국 국새가 찍히지 않았음을 근거로 한일강제병합조약의 무효를 주장한 서울대 국사학과 이태진 교수는 “국새라는 상징물이 가지는 구심력이라는 게 있다”며 “이어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전통문화에서 국새란 매우 중요한 것”이라며 “국새가 없다면 서양식 사인만 남는 것 아닌가.분명 ‘우리나라는 국새도 없는 나라’라며 개탄하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도 “국새는 국가의 근본이자 정체성의 상징”이라며 “사기 한번 당했다고 귀중한 전통문화를 없애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이 교수의 견해에 동조했다.

 학자들은 현 국새를 대체할 새 국새의 제작방법에 대해 전통방식을 따른다면 옛 문헌을 면밀하게 조사해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태진 교수는 “고궁박물관에 고종황제의 어새가 남아있고,이 제작기법을 아는 전문가가 있다”며 “문헌을 찾아보면 국새의 재질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은 국새를 만들기 전 제대로 연구하지 않아서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남아있는 어새들을 활용해 품위있게 새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는 국왕 및 왕세자의 도장인 보인의 제작과정을 기록한 ‘보인소의궤(寶印所儀軌)’를 참조할 것을 권했다.

 ‘보인소의궤’는 1876년 경복궁 교태전에 불이 나 이곳에 보관하던 국새 대부분이 손상되자 고종의 명으로 옥새와 인장 11점을 제작할 당시의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국새 제작과정이 담긴 거의 유일한 기록물이다.

 신 교수는 “전통방식으로 만들겠다고 공모했는데 전통대로 만들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부담”이라며 “보인소의궤를 참고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굳이 전통방식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신 교수는 “제작 방식과 상관없이 시대를 상징하는 국새가 필요했다면 현 국새를 만든 방식도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규 명예회장도 “현대의 기술로 가장 뛰어난 장인이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꼭 전통기법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한편 국새 논란의 당사자인 행정안전부는 경찰의 최종 수사결과가 나오면 자문위를 소집해 국새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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