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항소심 무죄 파장

이상철 항소심 무죄 파장

입력 2010-08-28 00:00
수정 2010-08-2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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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서갑원 등 대법원 판단 주목

‘박연차 게이트’는 박 전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이 핵심 증거이고 물증이 약한 전형적인 금품 수수사건이다. 그럼에도 박 전 회장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어 이광재 강원도지사 등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대부분이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상철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한나라당 박진 의원의 경우 항소심 재판부가 잇따라 박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면서 대법원이 최종 판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조해현)는 27일 이 전 부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박 전 회장의 법정증언이 검찰 조사 때보다 상세해졌다는 것을 무죄 이유로 들었다. 사람이 목격하거나 경험한 사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흐려질 수는 있어도, 명확해지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의 판례다. 박 전 회장은 그러나 법정에서 ▲돈을 줄 당시 좌석 배치 ▲함께 마신 술 종류(발렌타인 30년) ▲돈 봉투를 건넨 방식 등을 검찰 조사 때보다 더욱 명확하게 진술했다.

박 전 회장이 진술 일부를 번복된 점도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근거다. 박 전 회장은 법정에서 “금품제공 사실이 비서 다이어리에 적혀 있다.”에서 “메모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로 바꿨다가 “금액은 적혀 있지 않고 약속장소와 이름만 기재됐다.”로 다시 진술을 번복했다.

한편 지난 12일 박 전 회장로부터 2만달러를 수수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상철)는 법정진술보다 당시 정황에 의심을 품었다. ▲돈이 건네진 호텔 복도가 눈에 잘 띄는 공개된 장소인 점 ▲3선 의원이 처음 만나 기업인에게 돈을 주저없이 받았다는 점 등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인사 중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택순 전 경찰청장 등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광재 도지사와 서갑원 민주당 의원 등은 2심까지 유죄를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 도지사 사건은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에 배당됐으며, 이르면 다음 달쯤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수사 당시 ‘(대검) 중수부 박 검사’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하급심이 물음표를 던진 박 전 회장의 진술을 대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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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주·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0-08-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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