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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 NEWS]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대출 자격요건 논란

[생각나눔 NEWS]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대출 자격요건 논란

입력 2010-07-28 00:00
업데이트 2010-07-2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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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아닌데 B학점이상 왜, 공부 뜻있는 학생에 도움줘야

한국외대 독일어교육과에 재학 중인 최봉기(22)씨는 올 초 도입된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 대출을 신청하려고 했지만 이내 낙담했다. 학업성적 평점이 B(3.0) 이상이어야만 신청이 가능했던 조건 때문. 평점이 2점대였던 최씨는 결국 원리금 부담이 큰 일반 학자금 대출로 바꿨다. 최씨는 “일반 학자금 대출은 학교 다니면서도 이자 부담이 있어 부모님께 죄송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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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L 대출 자격 요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부가 학점기준을 적용한 부분에 대해 “장학금도 아니고 학자금 대출에 학점이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는 의견과 “공부 의지가 있는 학생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서울 모 여대 재학생 정모(21)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정씨는 2학기 때 ICL 대출을 받기 위해 1학기 내내 교내 도서관 아르바이트, 과외, 주말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학교 수업을 들어야 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정씨가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최대 21학점을 듣는 것은 그야말로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

정씨는 “여대는 학점 경쟁이 더 심해 전 과목에서 B 이상을 받는 게 쉽지만은 않다.”면서 “성적이 오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돈도 없는데 학점까지 낮아서 대출을 못 받으니까 더 서럽다.”고 말했다.

27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국내 ICL 대출 요건은 외국에 비해 까다로운 편이다. 상환 가능성을 고려해 만 35세 이하 대학생만 대출 신청이 가능해 만학도라면 일반 학자금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논란이 되는 것은 성적. 재학생의 경우 학기 최소 12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하며 평균 B학점(3.0) 이상이 돼야 한다. 신입생도 마찬가지다. 수능 영역 가운데 2개 이상에서 6등급 이내여야 가능하다.

성정림 한국대학생연합 교육실장은 “한국이 ICL을 벤치마킹한 영국, 호주 등에는 낙제점인 F를 받으면 안 된다는 기준은 있지만, 학점을 B 이상으로 제한한 나라는 없다.”면서 “소득 기준과 달리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안진걸 등록금넷 정책간사도 “장학금을 주는 것이라면 성적으로 자르는 것이 이해되지만 도로 갚을 돈에 성적 기준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정부는 그러나 학사관리를 위해 성적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최소학력 성취도를 유지하기 위해 B학점으로 기준을 설정했다.”면서 “재정이 충분하다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겠지만 현재로선 학점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10-07-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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