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임 아동·청소년 리포트] <중> 성폭력 표적 방임아동

[방임 아동·청소년 리포트] <중> 성폭력 표적 방임아동

입력 2010-07-14 00:00
수정 2010-07-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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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7명중 1명 ‘나홀로 집에’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임된 아동이 성폭행 등 흉악범죄의 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서울 장안동 초등생 성폭행 사건, 김수철 사건, 2008년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도 모두 방임아동들이었다. 이들은 어른들의 관심이 닿지 않는 시간과 장소에서 범죄의 표적이 됐다.

초등학교 6학년 수정이(12·가명)는 한 살 아래 남동생과 30㎡(약 9평) 가 채 안되는 임대아파트에서 단 둘이 사는 소녀가장이다. 엄마는 3년전 집을 나갔고, 아빠는 지병으로 장기입원 치료를 받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났다. 이후 수정이는 같은 아파트에 살던 중학교 남학생 3명에게서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이들은 수정이네 집에서 한 달 넘도록 머물며 끼니를 해결하고 수정이에게 몹쓸 짓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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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모 가정과 맞벌이 가정이 갈수록 늘면서 방임아동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제대로 된 보살핌없이 방치되는 아동은 전국에 102만 5600명(2008년 기준)으로 전체 어린이 7명 중 1명꼴이다. 지난해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방임 아동 사례도 2025건이나 됐다. 2001년(672건) 이후 8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행 피의자들은 주로 보호자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시간대의 하굣길, 주택가 골목길 등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국가청소년위원회에 따르면 2008년 아동 대상 성범죄 사건 중 67.2%(594건)가 하교 시간인 오후 3~4시에 발생했다. 피의자들은 이 시간대에 부모가 모두 일터에 나가 돌봐줄 사람이 없거나, 방과 후 홀로 집에 머무는 아동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한 부모 가정과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 중에는 A양처럼 방과 후 또는 학교를 가지 않는 날 집에 혼자 머무는 ‘나홀로 아동’이 많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38개 시·군·구의 저소득(기초수급 및 차상위 계층) 아동 부모 1만 3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자녀가 주로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한 비율은 43%에 불과했다. 조부모와 함께 있는 비율도 15.5%에 그쳤다. 반면 형제와 함께 지내는 비율(13.7%)과 혼자 지내는 비율(10.2%)은 예상보다 높았다. 특히 저소득층 가구 중 하루 동안 자녀가 혼자 보내는 시간이 2시간 이상인 가구는 34.3%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방과 후 교실·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나홀로 아동’을 위한 서비스는 크게 부족한 상태다. 현재 전국에 3500여개의 지역아동센터가 운영중에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아동은 전체 방임 아동의 10%도 채 안되는 10만여명에 불과하다. 방과후 학교를 포함해도 돌봄을 받는 아동은 최대 20만명에 그치고 있다. 성태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은 “방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등 강력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돌봄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각 지자체마다 지역아동센터를 확충하고, 학교와 지역의 방과 후 프로그램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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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0-07-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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