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에 빠진 학교

일제고사에 빠진 학교

입력 2010-07-10 00:00
수정 2010-07-1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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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풀이·모의평가에 정규수업 뒷전

13일 전국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앞두고 서울시교육청이 8일 문제풀이·모의평가 등 파행수업을 한 학교를 대거 적발했다. 특별장학을 실시한 401곳 가운데 89곳이 파행을 겪었다. 곽노현 교육감이 교육과학기술부의 공문을 받고, 파행수업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특별장학을 지시하고 하루 만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표면적으로는 시교육청이 교과부의 지시를 존중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사 결과 파행상이 대거 드러나면서 곽 교육감이 일제고사에 반대할 실증적인 명분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적법하게 원칙과 상식을 따르지만, 서울 교육을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한 곽 교육감의 ‘방법론’이 드러났다는 얘기다.

시교육청은 전날 초등학교 149곳·중학교 151곳·고등학교 101곳을 일제히 점검해 ▲문제풀이 수업(55곳·중복계산) ▲모의평가 실시(27곳) ▲교육과정 파행 운영(22곳) ▲강제 보충학습(9곳) ▲강제 자율학습(7곳) 등의 파행수업을 적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고등학교에 비해 중학교에서, 중학교에 비해 초등학교에서 파행 수업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성적 향상에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문제풀이 수업이나 모의평가를 실시한 학교의 비율이 높았다.”며 수업파행의 원인이 일제고사 때문임을 인정했다. 시교육청은 이날 공문을 보내 앞으로 파행수업이 적발될 경우 해당 학교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교육청의 파행수업 적발은 진보 교육감들이 적법한 방법과 교육감의 권한을 활용, 교과부와 대립할 수 있는 방식을 새롭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일제고사 시행이 다가오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과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교과부가 주관하는 일제고사에 대해 거부 움직임을 보인 반면, 곽 교육감은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률에 따라 교과부 주관으로 시행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절차적인 하자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곽 교육감은 시교육청 주도로 일제고사가 수업파행을 야기한다는 점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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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0-07-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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