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이사·전학…성폭행 피해 가족의 ‘2차 피해’

이사·전학…성폭행 피해 가족의 ‘2차 피해’

입력 2010-07-08 00:00
업데이트 2010-07-08 09:2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가끔 집에 들르면 범인이 집에 들어와 있지 않을까 불안하고 놀라는데 딸은 오죽하겠느냐.무엇 때문에 전학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을까 두렵고,학교를 옮긴다는 것 자체가 소문날까 솔직히 무섭다”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김수철 사건’의 피해 어린이 가족은 전학과 이사를 결심했지만,주변의 시선과 쉽게 지워지지 않는 사건의 기억 때문에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최근 발생한 장안동 초등생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가족도 이사를 하려고 최근 집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학교와 집 위치 등이 주변에 고스란히 노출돼 이사하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범행 현장이 다름 아닌 바로 집이어서 피해 가족은 이사하지 않고는 끔찍한 기억을 쉽게 지우기가 어렵다.

 이처럼 성폭행 범죄에 희생된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전학 또는 이사 등으로 피해 어린이가 어쩔 수 없이 낯선 환경에 놓이는 문제에 정부와 사회가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 중 대부분은 가해자와 다시는 연결되고 싶지 않은 마음과 주변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이사하거나 학교,직장 등을 옮기려고 한다는 게 상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한국여성민우회성폭력상담소의 최김하나 활동가는 “상담을 하다 보면 성폭력 피해자는 기본적으로 가해자 등을 피해 자신의 생활터전을 옮기려는 마음이 강렬하다.금전 등 현실적인 문제만 해결되면 이사를 하는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입은 성폭력 피해자가 오히려 도망치듯 삶의 터전을 버려야 하는 아이러니한 2차 피해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일상생활로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성폭력 사건과 피해자를 대하는 주변의 인식이 바뀌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성폭력 사건을 가십거리라고 생각하거나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인생까지 망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피해자들을 더욱 힘든 상황으로 내몬다”며 “사회구성원 모두가 피해자의 인권 보호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해야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