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찰서장들 ‘성과주의’를 말하다

서울 경찰서장들 ‘성과주의’를 말하다

입력 2010-06-30 00:00
수정 2010-06-30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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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의 딜레마…범인검거 9.0점 범죄예방 8.2점 조직운영 7.2점

서울시내 경찰서장들은 채수창 강북경찰서장의 ‘하극상’ 파문을 몰고 온 ‘조현오식 성과주의’가 범인 검거나 범죄 예방에는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지만 경찰조직과 주민 만족도는 떨어뜨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일선 지휘관들이 실적주의를 ‘양날의 칼’로 보고 있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성과주의의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치안서비스는 결국 주민만족도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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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신문이 서울시내 경찰서장들을 대상으로 성과(실적)주의와 관련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서장들은 10점 만점에 범인 검거에는 9점, 범죄 예방에는 8.2점, 인사 등 조직운영에는 7.2점을 줬다. 설문대상은 서울에 있는 31개 경찰서 중 강북서를 제외한 30개 경찰서장이었다. 이 중 15명이 답변했다.

●“검거 효과 탁월” 이구동성

서장들은 성과주의가 범인검거에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15명의 서장 중 절반에 가까운 6명은 만점인 10점을 주기도 했다.

A서장은 “직원들이 성과주의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아 검거율이 높아지고 범죄예방 효과가 크게 좋아졌다.”면서 “형사 같은 외근 경찰들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성과주의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B서장도 “사기업 뿐만 아니라 공기업도 성과주의를 통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이라며 “과거와 비교할 때 검거실적이나 범죄예방 효과는 월등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범죄 예방에도 성과주의가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C서장은 “전후의 문제는 있지만 범인 검거와 범죄 예방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최선의 범죄 예방은 범인 검거”라고 말했다. 일부 서장들은 치안업무에 성과주의는 맞지 않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했다.

●승진·인사 직결엔 내부불만

승진, 인사 등 조직운영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평균 점수도 낮았고 5~7점을 답변한 사람이 많아 범인 검거나 범죄 예방과 비교해 평가점수가 낮게 나왔다.

E서장은 “실적이 승진 및 인사와 직결돼 있어 내부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며 “범인 검거도 독려해야 하고 직원들의 불만도 토닥여야 하는 현실이 쉽지만은 않다.”고 난감해했다.

F서장은 “성과주의를 한마디로 말하면 ‘싫지만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직원들의 장기피로감은 무척 크다.”고 털어놓았다. 주민 만족도 하락을 걱정하는 일선 지휘관들도 많았다.

G서장은 “주민들은 경찰을 친절도 등으로 평가하지만 범인 잡는 것이 발등의 불인데 그게 되겠느냐.”면서 “현실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서비스·공정성 확대를”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조직목표 달성을 위한 성과주의는 필요하다. 부족한 부분이나 잘못한 점은 피드백을 통해 수정하는데도 효과적”이라면서도 “단순한 건수가 중요하지 않고 대민서비스, 공정한 형사처리절차 등이 더 중요한 만큼 정량평가보다는 정성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섭·백민경·이민영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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